朴 대통령 “피눈물의 의미 이제 알겠다”

입력 2016-12-11 18:20 수정 2016-12-11 21:39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지난 9일 직무정지 전 마지막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이제 어떤 말인지 알겠다”고 토로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자신과는 무관한 측근의 개인 비리 때문에 국회에서 탄핵까지 당하게 됐다는 억울한 심경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은 탄핵 이전에도 세 차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문제가 된 여러 사업들은 국가를 위해 추진했던 일이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주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만 인정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나온 박 대통령의 ‘피눈물’ 발언은 향후 특검 수사와 탄핵 심판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일각에서는 직무정지 상태인 박 대통령이 추가 담화를 통해 의혹 해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청와대는 “당장은 어렵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대변인은 “수많은 국민들을 피눈물 나게 만든 피의자 대통령이 거꾸로 피눈물이 난다고 하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후 첫 주말 관저에 머물며 휴식을 취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참모들이 지금은 쉬면서 마음을 추스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건의했다”며 “박 대통령은 이틀 동안 언론 보도를 지켜보고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0일 촛불집회 역시 TV 중계로 지켜봤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에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보좌 체제로 전환됐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은 10일 황 권한대행에게 청와대 비서실의 보좌 계획을 보고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는 한 비서실장이 주재하고 그 결과를 황 권한대행에게 보고하기로 했다. 황 권한대행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는 한 비서실장과 수석들이 배석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할 때만 청와대 참모진이 자리했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