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들이 예술가의 손을 빌려 주력 모델을 재해석한 콜라보레이션(합작)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상품을 단순히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자동차의 예술적 가치를 부각해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한국지엠은 이달 7∼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쉐보레 스포츠카 카마로SS를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물은 ‘Camaro is Art(카마로는 예술이다)’를 주제로 공간 디자이너 김치호씨와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해 내놓은 작품이다.
전시 제품은 새빨간 외관으로 ‘머슬카’(고성능 자동차)라는 제품 성격을 극대화한 2017년형 카마로SS 볼케이노 레드 패키지다. 이 차가 배치된 나팔 모양 터널은 뒤로 갈수록 점점 좁아진다. 바닥을 제외한 내부를 거울로 도배해 원근감과 공간감을 극대화하고 카마로SS의 엔진 소리가 들리도록 했다. 난반사와 착시 현상을 활용한 이 공간 전시는 카마로SS가 좁은 터널 안에서 힘 있게 질주해오는 모습을 연출했다. 최고 출력이 453마력에 달하는 카마로SS의 속도감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한국지엠 마케팅본부 이일섭 전무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통해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예술로 승화된 카마로SS의 세련된 스타일을 고객 마음속에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세계적 디자이너 장 샤를 드 카스텔바작이 SM6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SM6 X 카스텔바작 아트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양국 합작품인 SM6의 성공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SM6는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이다.
프랑스 예술가 카스텔바작은 교황과 사제단 5500명이 입은 무지개 미사복을 비롯해 팝가수 비욘세와 레이디 가가의 의상을 디자인한 팝아티스트 겸 패션 디자이너다. 지난 3∼4월 한시적으로 광화문 세종대왕상에 설치했던 조명 전시작품 ‘킹 오브 사인’(부제: 세종대왕에게 경의를 표하며)과 한·불 수교 130주년 공식 포스터도 그가 디자인했다.
카스텔바작은 “SM6는 감각적이면서 따뜻함이 내재된 디자인이 인상적”이라며 “한국과 프랑스 간 우정의 결과물이자 ‘올해의 안전한 차’로 선정된 점에 착안해 편안한 안식처로서의 의미를 작품에 담겠다”고 말했다. 그는 SM6를 무지개 빛으로 칠한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결과물은 오는 14일 서울 삼청동 현대갤러리에서 공개된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예술로 새롭게 태어나는 자동차
입력 2016-12-12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