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일본의 15∼16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개를 선물했으나 푸틴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감한 영토 반환 문제 논의를 앞두고 ‘유화적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일본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11일 일본 현지 언론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은 최근 푸틴에게 일본 산악지대에 사는 개 아키타 수놈을 선물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푸틴은 개를 아주 좋아하고 현재 여러 마리를 키우고 있기도 하다. 일본은 앞서 2012년에도 아키타 암놈인 ‘유메(꿈)’를 선물한 적이 있다(사진).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장관은 지난 9일 자신의 블로그에 “불행하게도 러시아가 유미에게 ‘신랑’을 마련해주려는 우리의 희망을 거절했다”고 썼다. 하기우다는 구체적인 거절 이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만약 푸틴이 개 선물을 받아들였다면 일본은 15일 야마구치, 또는 16일 도쿄 정상회담 때 이를 건네면서 대내외적으로 양국의 우정을 과시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은 아베가 푸틴과 수도 도쿄에서 정상회담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아베가 이를 거절했다고 산케이신문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서방국가들이 크림반도 병합을 이유로 수년째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가하는 상황에서 자칫 도쿄에서 일본이 ‘융숭한 대접’을 할 경우 제재가 느슨해지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당초에는 야마구치에서만 회담을 하려다 러시아의 요구로 도쿄 회담을 추가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정상회담 앞둔 러·일 신경전 푸틴, 아베의 개 선물 거절
입력 2016-12-12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