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올해의 여성’으로 테레사 메이(60) 영국 총리, 힐러리 클린턴(69) 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박근혜(64) 한국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68) 전 브라질 대통령 등을 선정했다. 박 대통령의 경우 빼어난 성취를 보인 여성이 아닌 두드러지게 실패한 인물로 포함됐다.
FT는 10일(현지시간) 특집호 ‘2016년의 여성’에서 다양한 국적·분야의 20명을 소개했다. 지난 7월 영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로 취임한 메이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라는 험난한 길을 헤쳐 나갈 지도자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체조 4관왕에 오른 시몬 바일스(19)도 올해를 빛낸 여성이다. ‘흑인은 뛰어난 체조 선수가 될 수 없다’는 편견을 시원하게 깼다. 중력을 거역하는 듯한 바일스의 퍼포먼스는 관객들을 전율케 했다. 마약중독자였던 친부모의 도움 없이 자란 그의 파란만장한 성장담도 이번 성취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중국 IT 업계 거물 류촨즈 레노버 회장의 딸인 류칭(39)은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디디추싱의 사장으로서 관련 업계를 놀라게 했다. 차량 공유서비스의 원조 격인 우버와의 2년 혈투 끝에 올해 초 항복을 받아내고 결국 우버차이나를 합병했다.
덴마크 정치인으로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인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48)는 지난 8월 애플에 130억 유로(16조99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세금을 추징해 주목받았다.
올해 실패한 여성들로는 클린턴과 호세프 전 대통령, 박 대통령 등이 꼽혔다. FT는 클린턴의 수치스러운 대선 패배는 여성 정체성보다 기득권 세력으로 각인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8월 탄핵된 호세프는 FT와 인터뷰한 반면, 박 대통령은 소개글만 실렸다. FT는 “강력했던 대통령이 최근 꼭두각시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은 절망적인 앞날과 마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012년 취임할 때 지지자들은 ‘박 대통령이 나라와 결혼했다’고 했으나 이제 이혼으로 끝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메이·힐러리·박근혜·호세프, FT ‘올해의 여성’ 20명 선정
입력 2016-12-12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