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길 따라가는 ‘남자 김연아’… 차준환,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주니어 싱글 첫 메달

입력 2016-12-11 18:35
차준환이 지난달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6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 대회 남자 시니어 부문에 출전해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10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주니어 남자 싱글에서 합계 225.55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뉴시스

한국 남자 피겨의 기대주 차준환(15·휘문중)은 어린시절 ‘피겨 여왕’ 김연아(26)를 보며 피겨선수의 꿈을 키웠다. 5년 전에는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라는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도 했다. ‘김연아 키즈’인 셈이다. 그래서 별명도 ‘남자 김연아’다.

차준환이 자신의 닉네임에 걸맞게 김연아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400여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진입 가능성도 밝히고 있다.

차준환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주니어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53.70점을 얻었다. 지난 8일 쇼트프로그램(71.85점)과 합해 총 225.55점을 받아 3위에 올랐다. 해당 시즌 두 차례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성적을 합산해 상위 6명만이 출전할 수 있는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에서 한국 남자 선수가 입상한 것은 차준환이 최초다.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입상한 한국 선수는 차준환 이전에 김연아가 유일했다. 김연아는 2004-2005시즌, 2005-2006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해 각각 2위, 1위를 차지했다.

차준환이 밟고 있는 길은 김연아와 묘하게 닮았다. 차준환은 김연아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메달을 땄을 때와 똑같은 나이인 15살에 입상했다. 또 차준환은 김연아를 키워낸 브라이언 오서 코치로부터 지난해 3월부터 지도를 받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덕분에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ISU 공인 주니어 역대 최고점인 239.47점으로 우승했고, 그랑프리 7차 대회에서도 우승을 맛봤다.

그랑프리 파이널 시니어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선 일본의 하뉴 유즈루(22)가 우승하며 그랑프리 파이널 4연패를 달성했다. 여자 싱글에서는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7·러시아)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정상에 등극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평창동계올림픽 메달을 향해 순항 중이다. 김보름(23·여·강원도청)은 11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 ‘매스스타트(집단출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김보름은 올 시즌 월드컵 4개 대회에서 모두 매스스타트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남자 장거리 간판 이승훈(28·대한항공)은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8분05초94로 결승선을 통과, 2위에 오르며 월드컵 2개 대회 연속 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