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은 우리나라가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 기간 한국은 외형적으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지만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여전히 하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1995년 OECD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해 자본 이동·노동·무역 등 11개 분야 심사 및 정책 검토를 거쳐 96년 가입을 최종 확정했다. 가입 1년여 만인 97년 11월 외환위기를 겪기는 했지만 이후 경제를 재건하며 OECD 중견 회원국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7468억 달러로 34개 회원국 중 8위를 차지했다. 가입 당시와 비교하면 1조900억 달러가 늘어난 수치다. 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규모(2014년 기준)와 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2000년 기준)의 경우 회원국 중 1위다. 외환보유액은 작년 3680억 달러로 가입 때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2010년에는 OECD 국가 중 24번째로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면서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4549달러로 22위에 그쳤다. 96년 25위에서 불과 3계단 오른 셈이다. 또 OECD가 지난 5월 발표한 ‘더 나은 삶 지수’를 보면 한국의 삶의 질은 조사 대상 38개국 중 28위였다. 특히 일과 삶의 균형은 36위로 터키, 멕시코 다음으로 낮았다. 사회 통합 정도를 가리키는 공동체 점수도 끝에서 둘째인 37위였다.
이밖에 한국의 자살률은 2014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28.7명으로 OECD 회원국 중 독보적인 1위다. 2위인 일본(18.7명)보다도 압도적으로 높다. 합계출산율은 1.21명으로 포르투갈을 제외하면 꼴찌다.
기획재정부는 11일 “기존 성장·소득 중심의 양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포용·삶의 질 중심의 발전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한국 OECD 가입 20년… 量은 팽창·質은 바닥
입력 2016-12-11 1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