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9일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국무위원 간담회를 소집했다. 직무 정지 전 마지막 소회를 밝히는 자리였다. 박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으로 5분 분량의 모두발언을 읽어내려갔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국무위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국정공백 최소화와 민생 안정을 당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시국이 어수선하고 사회가 혼란스러울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서민과 취약계층의 삶”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 삶이 결코 방치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생 안정에는 단 한 곳의 사각지대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고 각별하게 챙겨봐 달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기업 구조조정,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홀로 사는 어르신, 결식아동, 에너지 빈곤층 문제를 열거했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고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위해 국정과제를 계속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비공개 회의 말미에 박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을 거명하면서 인사를 나눴다. 국무위원들은 “잘못 보좌해서 죄송하다”고 했고 박 대통령은 “그동안 고생 많았다.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일부 국무위원의 눈시울도 붉어졌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민생 발언이 234표의 압도적 찬성으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하기엔 어울리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평상시 민생점검회의에서 할 법한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TV 중계로 국회 표결 과정을 전부 지켜봤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즉각 퇴진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의 혼란이 잘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헌재의 탄핵 심판과 특검 수사에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은 헌법 전문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탄핵 심판 대리인단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로 활동한 채명성(사법연수원 36기) 변호사가 우선 합류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朴, 국무위원 간담회서 끝내 ‘눈물’
입력 2016-12-09 21:42 수정 2016-12-10 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