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대행은 우리 현대사의 굴곡을 그대로 반영한다. 1948년 정부 수립 이래 대통령의 하야나 암살, 탄핵안 의결 등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에 오른 사람은 황교안 국무총리를 포함해 모두 8명이다. 횟수로는 아홉 번째다. 4·19혁명 정국 당시 허정 전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두 차례 지낸 진기록을 갖고 있다.
허 전 총리는 우리 헌정사의 첫 대통령 권한대행이기도 하다. 그는 1960년 4월 26일 이승만 전 대통령의 하야 선언 당일 대통령 권한대행에 취임했다. 허 전 총리는 당시 외무부 장관이었지만 부통령과 총리가 비었던 탓에 권한대행직이 그에게 돌아갔다.
권한대행 체제는 60년 8월 12일 윤보선 대통령 당선으로 제2공화국이 출범할 때까지 이어졌다. 허 전 총리는 그해 6월 15일 국무총리에 정식 취임하면서 권한대행직을 곽상훈 민의원 의장에게 넘겼다. 하지만 곽 의장이 엿새 만에 사임하면서 허 전 총리는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겸직했다. 윤 전 대통령 취임 직전 수일간 백낙준 박사가 헌법에 따라 참의원 의장 자격으로 잠시 권한대행을 맡았다. 제2공화국은 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사실상 1년 만에 붕괴됐다. 이듬해 62년 3월 윤 전 대통령이 하야하자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했다. 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 서거 직후에는 당시 최규하 총리가 권한대행에 올랐다.
최 전 대통령은 79년 12월 6일 제10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하지만 6일 뒤 12·12 군사쿠데타로 실권을 빼앗긴 뒤 결국 80년 8월 16일 대통령직을 사퇴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같은 해 9월 1일 대통령에 취임할 때까지 보름 남짓 박충훈 당시 총리서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가장 최근 사례는 고건 전 총리다. 그는 2004년 3월 국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면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날 때까지 2개월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고 전 총리는 헌법재판소가 노 전 대통령 탄핵안을 기각한 직후 대통령 권한대행직과 함께 국무총리직에서도 물러났다.
글=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역대 권한대행 누구… 정부수립후 권한대행 총 8명, 허정 1호 두번 역임 진기록
입력 2016-12-09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