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김영재 봉합사’의 신속한 도입을 서울대병원에 요청했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서 원장은 최순실(60·구속 기소)씨의 단골 병원인 ‘김영재 성형외과의원’ 김 원장의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를 서울대병원 성형외과에 소개해주기만 했다고 밝혀왔다.
서울대병원 측은 8일 “서 원장이 전날 오후 교수들에게 세간의 의혹을 설명하는 이메일을 보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메일에서 서 원장은 “제가 전화로 (김영재 봉합사의) 진료재료 등록절차를 신속히 하도록 요청했다”며 “지난 7월 5일 예정됐던 중국 최고위층 인사의 시술을 위해 진료재료로 등록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당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진료 의사로 위촉됐다 2주 만에 해촉됐다.
서울대병원 측은 서 원장이 의약품 구매부서에 이 같은 요청을 한 사실을 시인했다. 서 원장이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김 원장과 관련된 특혜 의혹에 “그 부분에 문외한이기 때문에 성형외과에 넘겼다”고 한 말과 배치된다.
그는 또 “(김영재 봉합사는) 20여년 학회 활동을 함께해 온 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의 소개가 있었다”고 이메일에서 주장했다. 이 교수는 “김 원장과 박 대표 모두 모르는 사람으로 서 원장에게 알선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 원장은 정부 예산 15억원이 들어간 김영재 봉합사 연구개발에 참여했다. 서 원장은 연구 초기 잠깐 이름을 걸어둔 정도였다고 해명했지만, 이메일의 내용은 달랐다. 서 원장은 “연세대와 가톨릭대와 함께 세부과제 책임자로 참여했다”며 “수술용 실의 국산화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의 의약품 구매에 대해 “마취제, 향정신성 의약품이나 주사제는 요청하거나 자문해준 약품이 아니므로 구매 사실을 모른다”고 주장했다.
와이제이콥스는 주름을 들어 올려 팽팽하게 유지하는 피부 리프팅용 봉합실 납품과 교육센터 건립을 서울대병원에 요구했다. 지난 10월 일부 교수들이 봉합실을 샘플로 사용하며 특혜 의혹을 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1일 서 원장을 직무유기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서창석 ‘김영재 실’ 특혜 인정
입력 2016-12-09 0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