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다음 타깃은 장쩌민계 ‘장쑤방’

입력 2016-12-08 18:00
왕치산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AP뉴시스

‘중국 공산당의 채찍’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장쩌민계 ‘장쑤방’(장쑤성 출신 파벌) 척결에 시동을 걸었다. 8일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에 따르면 왕 서기는 지난 5∼6일 장쑤성 전장시의 중기위 좌담회에서 “파벌을 단호히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벌 청산을 내걸었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를 강화키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왕 서기가 장쑤성을 방문한 목적은 크게 3가지로 풀이된다. 장쑤방의 부패를 조사해 관가를 개혁하고, 당내 입지가 강한 장쑤방을 제거해 시 주석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최근 저장성 성장에서 장쑤성 서기로 승진한 리창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리 서기는 시 주석의 저장성 인맥인 ‘즈장신쥔’에 속하고 총리 후보로도 거론된다.

파벌 척결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있다. 내년 가을에 열리는 당대회에서는 왕 서기를 포함해 상무위원 5명이 교체된다. 현재 중국은 시 주석 세력뿐 아니라 장쑤방, 상하이방(상하이 출신 파벌), 후진타오계 공산주의청년당(공청당)이 권력을 나눠 갖고 있다. 때문에 시 주석의 연임과 정권 2기 체제의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일부 파벌에 대한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장기집권을 위한 시 주석의 행보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지난 10월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에서 시 주석은 덩샤오핑과 장쩌민이 사용하던 ‘핵심’ 지위를 부여받았다. ‘시진핑의 칼’ 역할을 한 왕 서기가 68세의 고령에도 연임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륙에 퍼진 즈장신쥔도 승진을 거듭하며 득세하고 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