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스쿨도 아닌데 16년 전 개교와 함께 기도모임이 세워져 지금까지 기도의 끈을 이어오고 있는 학교가 있습니다. 강원도 강릉에 있는 강원예고입니다. 학교 안 기도모임을 응원하는 국민일보가 오늘은 강원예고의 기도모임 ‘주향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강원예고는 2001년에 설립됐습니다. 그해에 아이들은 바로 기도모임 ‘주향기’를 세웠습니다. 주향기는 세상 속에서 주님의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되자는 의미도 있지만 ‘주님을 향하는 기도모임’이란 뜻도 담겨 있습니다. 16년이 지나는 동안 이 기도모임은 한번도 멈춘 적이 없습니다. 현재 주향기를 이끄는 학생은 2학년 장하민(17)군입니다. 현악기인 더블베이스로 입시를 준비 중인 학생입니다. 공부와 실기를 동시에 준비하느라 그런지 처음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고 나흘이 흐른 지난 3일에야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바쁜 일상을 살고 있지만 일주일에 두 번 하는 학교 기도모임만큼은 빠지지 않는답니다.
주향기 기도모임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점심시간에 합니다. 20명 정도의 학생들이 합창실에 모여 함께 찬양하고 기도제목을 나눕니다. 예고라서 그런지 성악을 하거나 악기를 다루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찬양을 할 때 피아노로 입시를 준비 중인 학생이 반주를 하고, 성악을 준비 중인 친구들이 풍성한 성량으로 찬양을 하면 은혜도 풍성해지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다른 학교 기도모임에선 보기 힘든 장면이겠지요.
“고3이 되면 아무래도 기도모임이 부담스러울 테니 참여율이 떨어지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답변은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입시로 불안한 마음을 하나님께 맡기고 온전히 의지하기 위해 기도모임에 나오는 학생들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부담감이나 고민을 털어놓으면 학생들은 함께 기도하며 서로에게 힘이 돼 줍니다. 한때는 기도모임을 못마땅하게 여긴 학생들이 기도모임 시간에 합창실에 들어와 불경을 틀어놓기도 했지만 지금은 방해하는 학생들도 다 사라졌답니다.
악기를 연주하는 학생이 많은 만큼 오케스트라처럼 찬양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답니다. 아이들이 하나님 주신 재능으로 함께 악기를 연주하며 아름다운 하모니로 찬양한다면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기도제목을 묻자 하민군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주향기 친구들에게 어려움이 찾아올 때 불평하기보다는 감사함으로 주님 주신 뜻을 찾아가기 원합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학교 안 교회’를 세워라] 입시 불안 주께 맡겨… “고3 출석률 더 높아요”
입력 2016-12-08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