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승마협회 비리를 조사하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공직을 떠났던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당시 상황에 대해 “좀더 용감하게 대처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7일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공무원으로서 대통령에게 지적받는다는 건 상당히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고 당시 심정을 표현했다. 이어 “주변에서 주의하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사실 자체는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나쁜 사람’이란 말을 들은 경위는 “아프리카 출장 중이던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갑자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인사가 날지 준비하라고 했다. 뭘 잘못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작성한 승마협회 비리 감사 보고서가 외부에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보고서엔 정유라씨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노 전 국장은 “보고서를 모철민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올린 뒤 박원오 승마협회 전무가 전화해 ‘두고 보자. 왜 그런 식으로 보고서를 쓰느냐’고 항의했다”고 했다. 김종 전 문체부 차관에 대해선 “당시 김 전 차관이 발탁된 것 자체가 공무원 입장에서는 의외였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발탁했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대통령 지적 힘든 상황… 용감하게 대처 했어야”
입력 2016-12-08 0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