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2.4% ‘암울’… 불확실성 반영 땐 1%대 추락

입력 2016-12-08 00:05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전망치)을 2.4%로 내려 잡았다. 이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둘러싼 정치 리스크와 대외변수까지 반영되면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DI는 경기 방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적극적 재정정책을 주문했다.

KDI는 7일 ‘2016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0.3% 포인트 하향했다. KDI 예상대로라면 내년 우리 경제는 2012년(2.3%)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또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2%대 성장에 머물게 된다.

KDI의 경제전망 보고서는 “우리 경제는 수출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도 점차 둔화되면서 2017년 2.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반기에 2.2%, 하반기에 2.5%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소비는 올해 전년 대비 2.7% 성장하지만 내년에는 2.3%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건설투자가 대폭 줄면서 내년 투자 증가폭도 3.6% 수준으로 위축될 것으로 관측됐다. 경상수지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흑자폭이 축소되고, 실업률은 인구구조 변화와 기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상승한다고 내다봤다.

이번 보고서는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을 반영하지 않았다. 우선 국내 정치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포함하지 않았다. 대외 상황의 경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및 통상마찰 심화에 따른 신흥국의 경기침체,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우리 경제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국내 정치적 불안으로 내년 성장률이 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외여건이 급변해 모든 나라의 성장률이 떨어지면 우리 경제 성장률도 1%대로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KDI는 충분한 ‘확장적 거시경제 정책’을 원활하게 추진하면 경기 둔화를 일부 완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고,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를 통해 경제성장률 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필요하다면 내년 상반기에도 추경 편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KDI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규제 강화를 주문했다. 김 부장은 “LTV·DTI를 강화할 경우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우선순위가 당장의 경기보다는 위험요인을 통제하는 데 있다”며 “LTV, DTI를 예전수준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했다.










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