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도시·등산로 출현 5년 새 13배

입력 2016-12-08 04:01

서울 주택가와 등산로 등에 멧돼지가 출현해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가 최근 5년 새 13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는 하루 평균 1.6회나 출동할 정도로 출현이 잦다. 최근 강원도 삼척에서 주민이 멧돼지에 물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서울에서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 11월까지 멧돼지 출현으로 119구조대가 출동한 횟수는 총 1331건이다.

2011년 43건, 2012년 56건이었으나 2013년 135건, 2014년 185건으로 늘었고 2015년에는 364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는 11월까지 548건으로 더 늘어 월평균 출동건수가 45.7건에 달한다.

멧돼지 출현은 번식기이면서 먹이활동이 왕성해지는 가을(9∼11월)이 633건(47.6%)으로 가장 많고 여름(6∼8월) 265건, 봄(3∼5월) 259건, 겨울(12∼2월) 174건 순이다.

자치구별로는 북한산, 도봉산 등 깊은 산을 끼고 있는 곳에 자주 나타났다. 종로구가 405건(30.4%)으로 가장 출현이 빈번했고 은평구(21.8%), 성북구(11.0%), 도봉구(10.4%)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은평(155건)·종로(113건)·강북(77건)·도봉(72건)·서대문구(62건)는 올해 들어 출현이 급증했다. 올해 출동건수가 최근 5년간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출현 장소는 등산로 등 산기슭이 356건(51%)으로 가장 많았지만 아파트(133건, 10%)와 주택(102건, 7.7%) 등 주택가도 많았다. 이어 도로 72건(5.4%), 공원 60건(4.5%) 순이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도심 근처 생태계에 상위 포식자가 없어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늘었고 번식기이자 겨울철을 앞두고 먹이가 부족해지자 멧돼지들이 도심으로 많이 내려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본부는 최근 멧돼지 관련 출동건수가 급증한 만큼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멧돼지 발견 시에는 즉시 119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행동요령에 따르면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는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멧돼지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시야에서 천천히 벗어나 나무, 바위 등 은폐물 뒤로 몸을 피해야 한다. 크게 놀라거나 달아나려고 등을 보이는 등 겁먹은 모습을 보이면 공격당하기 쉽다. 멀리서 발견했을 때는 돌을 던지며 위협하거나 손을 흔들어 주의를 끄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