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5년7개월 만에 오는 9일 정식 개통하는 수서발 고속철도(SRT)를 두고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형 ‘교통 호재’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규제 탓에 정작 현장에선 시큰둥한 반응과 함께 신중한 투자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SRT는 서울 수서역을 출발해 동탄, 평택을 거쳐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주요 대도시를 경유한다. 수서에서 부산까지 2시간9분, 목포까지 2시간6분대에 닿을 수 있어 KTX보다 빠른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수서∼동탄∼평택을 20분 만에 주행하기 때문에 서울 강남 지역과 수도권 동남부 지역 간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평이다.
부동산 업계는 SRT의 가장 큰 수혜 지역으로 서울 수서동 일대를 꼽고 있다. 전용 40∼60㎡대 소형 아파트가 대부분인 수서 지역은 강남 내에서도 변방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착공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가파른 집값 상승이 이어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서동의 평균 아파트값은 지난 1년 새 17%가량 올랐다. 재건축 호황을 누린 서울 개포동(16.5%)과 비교해도 상승폭이 컸다. 실제로 수서동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삼익아파트의 전용 49.2㎡ 실거래가가 지난 3월 5억4000만원에서 지난달 6억9000여만원까지 뛰기도 했다. 경기도 동탄과 평택 주요 단지도 매매가가 5000여만원씩 오르는 등 교통 호재가 이어졌다.
그러나 11·3대책 이후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규제를 피한 평택은 문의가 늘고 있다. 지제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개통을 앞두고 문의가 30%가량 늘었다”며 “미분양 천국이라는 오명을 썼던 평택도 반전을 노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평택시의 올 4분기 ㎡당 아파트 매매가는 214만원을 기록, 2014년 4분기(189만원)와 비교해 13%가량 올랐다.
다만 규제 직격탄을 맞은 동탄2신도시는 SRT 호재에도 주춤하고 있다. 동탄역 근처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 3∼4년간 꾸준히 오르던 집값이 지난달 이후 확 떨어진 모양새”라며 “분양 문의도 별로 없다”고 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SRT 호재는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됐고, 강남과 동탄은 규제로 침체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규제 직격탄 동탄2 ‘울상’… 칼날 피한 평택 ‘빙그레’
입력 2016-12-07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