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스포츠영재센터 이모 아이디어로 설립”

입력 2016-12-07 18:13 수정 2016-12-08 00:52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가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구속 수감 중인 장씨는 오전에 출석하지 않았으나 특위의 동행명령장을 발부받고 오후에야 출석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한 축인 장시호씨가 마침내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위의 2차 청문회장에 최순실씨 일가 중 처음으로 장씨가 출석했다. 포승줄에 양팔을 묶인 채 청문회장에 들어선 그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최씨 조카인 그는 이모를 지칭할 때는 다양한 호칭을 썼다. “최순실씨” “최순실 이모”는 물론 “최순실” 등 반말 표현도 썼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이 최씨 아이디어라고 밝힌 장씨는 ‘최씨가 누구를 찾아가라고 했느냐’는 질문에 “최순실 이모님이 만들라고 얘기해서 지원서 만들어 드렸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리고 계획서를 이 자리에 계시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라고 했다.

영재센터에 16억원 후원을 결정한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에 대해선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이 투자를 조율했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추측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청문회장엔 갑작스러운 대질신문이 벌어졌다. 청문회에 출석한 김 사장이 “김 전 차관으로부터 영재센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심적 부담을 받아 후원했다”고 말한 것이다. 이어 제일기획 이영국 상무에게 후원을 지시했고,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그룹에서 16억원을 후원했다고 털어놓았다. 김 사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위다.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은 김 전 차관에게 “김 사장을 만나 영재센터 이야기를 했느냐”고 묻자 그는 “안 했다”고 부인했다. 장 의원이 다시 김 사장에게 “김 전 차관이 안 했다고 하는데, 맞느냐”고 추궁하니 김 사장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전 차관이 재차 “안 했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두 사람 중 한 명은 분명히 위증하고 있다. 문체부와 영재센터 관계자를 전원 증인신청해 이 부분을 밝히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본인 결혼식 때 보고 대통령 당선 이후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최씨, 최씨 언니이자 자신의 어머니인 최순득씨와 함께 김영재의원에 다녔다는 의혹을 두고는 “단 한 번도 없다. 어머니도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차움병원에 대해서는 “어깨 통증으로 진찰받았고, 어머니도 유방암 수술 후 진료받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도 함께 차움병원에 다녔다는 의혹에는 “검찰 조사를 받으며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장씨는 자신에 대한 의혹을 처음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제가 미우시죠”라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안 의원이 “개인적으로 미워하지 말라”고 하자 “뵙고 싶었다”며 농담을 던지는 여유도 보였다.

연세대 특혜 입학 의혹에 대해서는 “승마 특기로 입학했다. (다른 사람이) 도와준 적 없다”고 했다. 검은 외투, 검은 마스크를 쓴 채 청문회장에 나타난 최씨는 마스크를 쓴 채 증인대에 섰다가 김성태 특위 위원장(새누리당)으로부터 “마스크 당장 벗으라”는 호통을 듣고 이를 벗었다.










강준구 고승혁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