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일본 통신업체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을 만나 ‘빅딜’을 성사시키며 경영인으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트럼프와 45분간 회동한 손 사장은 미국에 500억 달러(약 58조5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두 사람이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새 일자리 5만개를 창출할 수 있는 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손 사장은 “미국 내 스타트업에 투자할 방침”이라며 “(트럼프가) 많은 규제를 완화할 것이기 때문에 투자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세부 계획이나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투자금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올 초 운용을 시작한 1000억 달러 규모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 등에서 충당한다.
손 사장은 2013년 22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통신업체 스프린트를 인수했고 지분 82%를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통신업체 티모바일과 합병도 타진했지만 현 정부 반대로 성사되지 않았다. 파격적 투자 소식이 들리자 일본에서 소프트뱅크 주가가 6.2% 급등했다.
트럼프호의 ‘경제 챙기기’는 실리콘밸리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트럼프 정책고문인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는 오는 14일 애플,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주요 기술기업 경영진을 초대해 공동회의를 열기로 했다.
트럼프는 SNS를 통해 현 정부가 결정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주문을 철회할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보잉사가 새 747기종 에어포스원을 만드는 데 비용이 통제 불능 수준인 40억 달러(약 4조6740억원)를 넘는다. 주문 취소”라고 적었다. 미 공군은 지난 1월 1991년부터 사용한 에어포스원을 최신 747-8기종으로 교체해 2018년부터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정권인수위원회 대변인은 트럼프가 지난 6월 보유 주식 전부를 팔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주식이나 자산을 다시 사들였는지 확인되지 않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트럼프·손정의 면담 후… 소프트뱅크 500억 달러 투자 발표
입력 2016-12-07 18:20 수정 2016-12-07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