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음직스럽게 절여진 배추 1000포기가 탁자 위에 올랐다. 초록색 앞치마 차림의 자원봉사자들이 붉은 김칫소를 배추 잎 사이에 꼼꼼하게 발랐다. 오전 7시40분부터 시작한 김장은 오후 3시가 훌쩍 넘어서야 끝이 났다. 벽 한쪽에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스티커가 붙은 스티로폼 상자 290개가 가득 쌓였다. 자원봉사자들은 그제야 허리를 두들겼다. 얼굴엔 옅은 미소가 번졌다.
7일 서울 마포구 우리마포복지관에서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가 열렸다. 국민일보와 농협중앙회, 삼성물산의 후원으로 진행된 행사에는 4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다. 국민일보 최삼규 사장도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김치를 담갔다.
이들이 담근 김치 1000포기는 마포행복나눔 푸드마켓 3호점이 맡아 마포구 일대의 저소득 가정 290명에게 전달했다. 마포행복나눔 푸드마켓 3호점은 저소득 가정과 긴급지원소외계층에게 식품과 생활용품을 지원하는 사업을 해오고 있다.
마포구사회복지협의회 임만수 회장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저소득 가정 및 독거노인 분들의 생활형편이 많이 힘들어졌다”며 국민일보 등의 후원을 받아 3년째 소외된 이웃과 김치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푸드마켓 자원봉사자 한명숙(70·여)씨는 “요즘 배추 값이 금값이라 김장을 많이 못하는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몸은 힘들지만 뿌듯하다”고 말했다. 공익근무요원 류서환(21)씨는 올해로 김장 나누기 행사가 두 번째다. 김치 상자를 나르고 쌓는 일을 도왔다. 류씨는 “지역사회를 위해 좋은 일도 하고 자원봉사하시는 어머님, 아버님들과 함께 김치도 담그며 정을 나눌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는 지난달 24일 서울 성동구 옥수중앙교회에서 시작해 26일 경기도 구리시 동부순복음교회, 28일 고양시 예수인교회, 29일 고양시 소규모 노인 종합센터, 11월 3일 서울 강서구 엘림교회, 6일 은평구 예수사랑교회에서 진행됐다. 교회와 복지기관 등은 총 4600포기의 김치를 각 지역의 소외된 가정에 전달했다.
글=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사랑 버무린 김칫소로 배추 속 채웠어요”
입력 2016-12-07 20:15 수정 2016-12-07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