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對美 수출 10% 감소하면 한국은 0.36% ↓

입력 2016-12-07 21:54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분쟁이 벌어진다면 우리 수출이 입는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10% 줄어들면 한국 수출에 0.36%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별로 전자·반도체 석유화학 등 소재 산업이 부정적 영향을 더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은행은 7일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의 최종 귀착지 분해 및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긴 이름의 자료를 발표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선 공약대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올려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줄어드는 상황을 가정한 자료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직접효과’로 중국의 중간재 수요가 하락하고, 이 때문에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이 0.25% 정도 감소한다. 이어 ‘간접효과’로 중국의 성장이 둔화돼 한국의 최종재 수출이 0.11% 떨어진다. 두 가지를 합치면 총 0.36%의 수출 감소효과가 나타나게 된다는 전망이다.

수출 산업별로는 전자·반도체 분야가 0.7%, 석유화학도 0.5% 줄어들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석유 및 석탄, 전기장비, 기계장비, 철강 순으로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은 중간재 68.7%와 최종재 31.3% 비율이다. 중국으로 간 중간재는 중국 내에서 생산에 소비하거나 미국 EU 일본으로 우회 수출되는 구조다. 43.8%는 중국에서 쓰고 미국으로는 5%, EU로 4.3%, 일본으로 2.0% 다시 수출되는 구조다.

결국 한국에서 중국을 최종 귀착지로 하는 수출 비중은 75.1%로 2009년보다 11.1% 포인트나 늘었다. 중국을 통한 미국으로의 우회 수출 비중 역시 크게 줄었다. 중국이 더 큰손이다.

한은은 “중국 수출에서 중국 내 최종 수요를 위한 수출 비중이 확대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현실화되더라도 부정적 영향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은은 “전자·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제조업의 타격이 커 수출 지역 및 품목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