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최순실(60·구속 기소)씨의 유착관계를 방증하는 증언들이 잇달아 공개됐다. 우 전 수석은 재직 시절 최씨의 비리 행각을 눈치 채고도 이를 묵인·방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7일 청문회에 출석한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우 전 수석 발탁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밝혔다. 그는 ‘우 전 민정수석을 민정비서관으로 발탁한 게 김 전 실장이냐’는 질의에 “민정비서관으로 들어올 때 박 대통령이 그 사람을 지명하고 한번 의사를 확인하라고 해서 제가 대면 면담을 한 일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 출신 인사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박 대통령이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하고 공직을 떠났던 우 전 수석을 지목한 데는 최씨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대정부 질문에서 “우병우 민정비서관 발탁도 최씨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 전 수석이 청와대에서 일할 때 최씨와 친분을 유지했을 가능성이 의심되는 정황도 있다. 최씨의 측근 차은택(47·구속 기소)씨 변호인에 따르면 2014년 최씨와 차씨,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76) 삼남개발 회장 등은 경기도 화성 기흥컨트리클럽(CC)에서 골프를 치고 따로 대화를 나눴다. 애초 이 골프 모임의 시기는 우 전 수석이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차씨 측은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된(2014년 5월) 이후인 2014년 여름쯤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은 우 전 수석의 승진도 박 대통령이 지시한 일이라고 밝혔다. 우 전 수석은 민정비서관으로 재직하다 이른바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 수사가 마무리되고 한 달 뒤인 2015년 2월 민정수석으로 승진했다. 김 전 실장은 ‘정윤회 사건이 검찰에서 잘 마무리돼 대통령께서 우 전 수석을 칭찬했느냐. 그래서 (우 전 비서관을) 수석으로 승진시킨 것이냐’는 물음에 “수석비서관(임명)은 대통령께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짙어지는 ‘우병우-최순실’ 커넥션, 金 “朴 지시로 禹 발탁”
입력 2016-12-07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