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朴 대통령 옷 100벌 제공”

입력 2016-12-07 18:11 수정 2016-12-07 21:47
한때 최씨 측근이었던 고영태씨가 청문회장에서 증언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최순실 최측근이었던 고영태씨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옷을 100벌 가까이 제작했다고 말했다. 고씨가 박 대통령의 가방뿐 아니라 옷도 만들었다는 사실이 처음 공개됐다.

고씨는 7일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관련 질문에 “박 대통령의 옷을 만들라는 지시를 최씨로부터 전달받았다”며 “정확히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100벌 가까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방 브랜드인 ‘빌로밀로’ 제품 중 박 대통령이 사용한 가방은 30∼40개 정도라고 소개했다. 의상 제작 금액은 따로 정하지 않았고, 가방은 도매가로 받았다고 했다. 가방 판매대금은 시가 50만∼60만원 수준이며 “오스트리치(타조가죽) 제품은 120만원 정도, 악어가죽 제품은 280만원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도매가로도 옷 3000만원, 가방 1500만원이고 시중가는 더 나갈 텐데, 최씨 개인비용으로 구매했다면 박 대통령에게 4500만원에 가까운 뇌물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씨는 처음부터 박 대통령의 옷을 담당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2012년 대선이 끝난 뒤 최순실씨가 가방을 주문하면서 처음 알게 됐고, 반년 정도는 가방만 제작했었다”고 설명했다.

의상 제작은 언론에 공개됐던 CCTV에 나온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이른바 ‘샘플실’에서 이뤄졌다. 고씨는 ‘박 대통령이 입은 옷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순방 갔을 때 입었던 옷들을 국내에서 내부행사나 발표할 때 다시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글=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