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하나씩 청와대의 거짓말이 들통 나고 있다. ‘청와대가 거짓 해명을 했다’는 보도는 별로 놀랍지 않은 지경이 돼버렸다. 청와대 인사의 국회 증언이 청와대의 공식 해명을 통해 거짓으로 드러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영석 경호실 차장은 5일 국정조사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관저에 외부에서 들어온 인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음날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강남 미용실 원장을 불러 90분간 머리 손질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는 “미용사가 오후 3시20분부터 1시간 머물렀고 머리 손질 시간은 20여분”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대통령 머리 손질에 90분이 아닌 20분이 걸렸음을 주장하려고 이 차장의 거짓말을 실토한 꼴이다. 미용사가 계약직원이어서 외부 인사가 아니라는 추가 해명은 구차하다. 이 차장은 “그날 간호장교 외엔 내부 근무자도 관저에 가지 않았다”고 했었다.
태반·백옥·감초주사 논란에서 정연국 대변인은 “경호원 등 청와대 근무자 건강관리용”이라고 했지만, 이선우 의무실장은 “태반주사는 박 대통령만 맞았고 백옥·감초주사도 대통령 외에는 극소수”라고 시인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세월호 7시간, 이것이 팩트입니다’ 코너에서는 오후 2시50분에야 심각한 상황을 알았다고 주장했는데, 오전에 이미 보고된 사실을 감사원도 확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르재단 강제 모금과 최순실 비선 의혹 역시 청와대는 당초 “사실무근”이라고 했지만 모두 사실로 드러나 기소됐다. 말단 지자체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 국정 최고 기관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을 밥 먹듯 말하고 그것도 치밀하지 못해서 번번이 들키는 나라. 이건 정말 나라가 아니다.
거짓말은 박 대통령부터 했다. “보좌체계가 갖춰질 때까지 연설·홍보에 도움을 받았다”던 1차 담화,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던 2차 담화가 모두 그랬다. 대통령부터 대변인까지 청와대의 누구도 국민에게 한 거짓말을 사과하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 담화는 잘못한 행위에 대한 사과였을 뿐 이를 숨기려고 국민을 속인 데 대한 사과는 아니었다. 청와대의 거짓말은 반드시 사과를 받아내고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정권의 청와대가 국민에게 정직한 말을 할 것이다.
[사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청와대
입력 2016-12-07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