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커스] “美정부가 깜짝 놀랄 제안해도 당황 말라”

입력 2016-12-07 17:54 수정 2016-12-07 22:03
대선 승리 감사 투어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6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에서 차기 정부 초대 국방장관으로 내정한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을 무대로 불러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힘을 통해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AP뉴시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관계자는 6일(현지시간) 새누리당 방미단(단장 원유철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북한에 에너지 95% 이상, 식량원조 85% 이상, 수출시장 100%를 제공하고 있다”며 “중국은 북한을 통제할 능력이 있는데도 이를 행사하지 않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트럼프 인수위 관계자는 “중국은 트럼프 당선인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통화한 것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였는데, 중국이 국제사회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북한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방미단 관계자가 전했다.

다른 트럼프 인수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첫 1년 동안 외교안보보다 국내 문제에 치중할 것”이라며 “무역전쟁은 대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참석한 의원들이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 중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전면 재협상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는 한 번도 언급한 적 없다”며 “한·미 FTA는 트럼프 행정부 첫 100일 과제에 포함돼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설사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첫해 한국에 깜짝 놀랄 제안을 하더라도 너무 당황하지 말라(Don’t panic)”는 발언도 했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트럼프 인수위 관계자들은 의원들에게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능성과 이후 정국 전망을 문의하는 등 한국 정치 상황에도 깊은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방미단을 만난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이 현지에 진출한 롯데그룹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등 보복에 나선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공화당 소속 로이스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중국 내에서 벌어지는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한 조사를 국무부에 요청하고, 중국에서 난민 지위를 얻지 못하고 강제 북송되는 탈북자들에 대해서도 미 의회 차원에서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원 의원은 워싱턴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 북한 핵 문제 해법과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인수위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방미 배경을 설명했다. 방미단은 원 의원과 이혜훈 안상수 김세연 윤영석 백승주 의원 등으로 구성됐다. 방미단은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 표결이 실시되는 9일 새벽 귀국한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