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사진) 대만 총통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전화 통화에 반발하고 있는 중국 달래기에 나섰다.
차이는 6일 총통부에서 대만을 방문한 미국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당연히 전화 한 통화가 정책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차이는 “전화 통화는 미국 선거에 대한 존중과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축하를 표시하기 위한 방법”이라며 “우리 모두가 지역 내 안정의 가치를 알기 때문에 단기간 내 중요한 정책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차이는 지역 안정을 강조하며 중국에 “대화를 통해 자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2일(현지시간) 차이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지켜왔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는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일으켰다. 차이의 이날 발언은 중국과의 갈등으로 중국 관광객 감소 등 경제에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또 다른 보복을 우려하는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대만을 방문한 트럼프의 외교참모 스티븐 예이츠 아이다호주 공화당 지부장은 차이와 트럼프의 통화를 “미국과 대만의 생산적인 관계를 위한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정책의 중대한 변화를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 것”이라고는 했지만 중국 견제를 위한 대만 카드 활용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다.
다음 달 초 니카라과와 과테말라 등을 순방할 예정인 차이가 미국 뉴욕을 경유해 트럼프 측 인사와 회동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번 차이와 트럼프의 전화 통화에 밥 돌 전 상원의원이 막후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돌 전 의원이 대만 정부의 로비스트 역할을 하면서 지난 6개월간 대만과 트럼프 측의 접촉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NYT는 로비활동 대가로 돌 전 의원과 그가 속한 로펌이 지난 5∼10월 대만으로부터 14만 달러(약 1억6000만원)를 받았다고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전화 한 통화가 정책변화는 아냐” 차이잉원 中 달래기
입력 2016-12-07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