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미드필더 이재성(24)은 요즘 한국 축구에서 가장 ‘핫’한 선수다.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전북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에 힘을 보탰다. 국가 대표팀에선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맹활약했다. 이번엔 올해 전 세계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8∼18일·일본 오사카, 요코하마)에서 일을 낼 기세다. 유럽 진출을 노리는 이재성으로선 이 대회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절호의 기회다.
이재성은 11일 오후 4시 오사카 스이타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북중미의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의 6강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유럽 진출을 꿈꾸고 있는 이재성은 “많은 팀과 스카우터가 보고 있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클럽월드컵은 6개 대륙 클럽대항전 우승팀과 개최국 일본을 대표하는 클럽 등 총 7개 팀이 정상을 다투는 대회다. 월드컵보다 규모가 작지만 큰 관심을 받기 때문에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더 큰 무대로 진출할 수 있다.
일본 수비수 사카이 히로키(26·올랭피크 드 마르세유)는 2011년 가시와 레이솔(일본) 소속으로 클럽월드컵 4경기에 출전해 맹활약하며 팀의 4위를 이끌었다. 2012년 7월 그는 하노버96으로 이적하며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다. 또 2011년 산토스(브라질) 소속으로 클럽월드컵에 출전해 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결승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네이마르는 1년 반 후 바르셀로나에 입단했다.
이재성은 ‘신인들의 무덤’인 전북에 2014년 입단해 곧장 주전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엔 영플레이어상을 받으며 널리 이름을 알렸다. 그는 주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측면 공격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 이 때문에 꾸준히 국가 대표팀의 부름을 받고 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군 복무 문제도 해결했으니 걸림돌도 없다.
유럽 무대에서 뛰어 본 팀 동료 김보경은 “(이재성은) 당장 유럽에 진출해도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라며 “이재성의 플레이를 보니 피지컬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유형이다. 기술적인 부분이 더 좋아지면 (유럽 무대에) 적응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성은 이미 중국과 중동 클럽의 러브콜을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레스터시티와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등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이재성은 분데스리가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워크퍼밋(취업허가서)이 프리미어리그와 달리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재성 측은 현지 대리인을 통해 프랑크푸르트 등 복수의 구단에 프로필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북이 6강전에서 클럽 아메리카를 꺾는다면 15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드림 매치’를 벌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전북의 아시아 챔스리그 우승 일등공신 이재성, FIFA 클럽월드컵서 가치 증명할까
입력 2016-12-08 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