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이상, 개혁이 잘 될지 의구심

입력 2016-12-08 17:56 수정 2016-12-08 21:02

국민 3명 중 1명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한국사회 전 분야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 사회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비관적 인식이 절반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나타난 우리 사회의 개혁 필요 분야를 묻는 질문에 36.5%가 ‘모두 다’라고 응답했다. 최순실 등 ‘비선실세’들이 국정 전반에 걸쳐 전횡을 일삼으며 사익을 챙겼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박근혜 대통령도 게이트의 몸통이라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말마다 대규모 촛불집회가 계속되는 것도 국가 개조 수준의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개혁이 필요한 분야 2위와 3위는 각각 정치 분야(24.4%)와 고위공직자·행정부(15.7%)로 나타났다. 국민들이 국가 리더십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는 의미다. 국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는데 이를 해결해야 할 정치권과 정부는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령별로 보면 20대(41.7%)에서 전 분야 개혁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고, 40대(30.7%)에서는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국민들의 개혁 기대치와 현실 인식 간 괴리는 컸다. 국민들은 개혁을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겪으며 우리 사회에 만연된 부패와 비리가 얼마나 개혁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56.9%가 ‘개혁되지 않을 것’(별로 개혁되지 않을 것 45.8%+전혀 개혁되지 않을 것 11.1%)이라고 응답했다. 연령과 직업별로 보면 30대(14.0%)와 자영업자(14.6%) 계층에서 ‘전혀 개혁되지 않을 것’이란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생활 수준상으로는 최하위 계층(17.9%)에서 개혁의 실현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평가했다. 팍팍한 삶이 개혁에 대한 희망마저 떨어뜨리고 있다는 조사결과인 셈이다.

글=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