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없는 아들, 희망전도사로 키운 아버지의 양육기

입력 2016-12-07 21:07

팔다리 없는 극심한 장애를 안고 태어났음에도 전 세계를 다니며 ‘희망 전도사’로 살고 있는 닉 부이치치. 2012년 결혼해 두 아들을 둔 평범한 아버지이기도 하다. 이 책은 닉의 아버지가 썼다. 태어난 아들을 보면서 ‘과연 내가 이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내가 기대했던 아이가 아니다’며 처참한 심정을 드러내며 첫 장은 시작한다. 저자 부부의 고통을 읽을 수 있다.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과 이 일에 관한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았다. 생각만 해도 고통스러워서, 또 말을 하려 해도 뭘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58쪽)

그러나 하나님의 생각과 말씀이 부부에게 들어가니 모든 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아들을 보는 시선에서 큰 변화가 생긴다. “닉이 불완전하게 태어난 게 아니라 그 아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흠투성이일 뿐이다. 부모는 자기 기대로 자녀의 앞길을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시각은 우리 창조주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25쪽)

저자의 솔직한 심정이 그대로 전해지기에 책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장애아를 둔 현실은 암담하다. 그러나 도망치지 말고 아이와 함께 천천히 한 걸음씩 떼보자. 저자는 “과정은 더디고 힘들지라도 인내심과 융통성, 믿음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자녀를 어떻게 키울지 몰라 손놓고 있는 부모들, 특히 장애아나 아픈 자녀를 둔 부모에게 지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이다. 각 장 말미 ‘머리와 가슴에 새겨두기’를 통해 이런 부모들에게 실질적인 조언도 한다. 슬플 때는 참지 말고 슬퍼하라, 자신에게 감정적으로 회복할 시간을 주라, 아이의 장애를 자신이나 배우자의 탓으로 여기지 말라….

닉은 책에서 아버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세상 잣대로는 불완전할지 모르나 하나님께 완벽하게 지음받은 아들들은 자라나, 완전하진 않아도 충분히 완벽한 아버지들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아버지만큼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게 내 간절한 소망이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