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략실 없앨 것… 경영권 이양 용의도” 이재용 삼성 부회장 선언

입력 2016-12-06 18:04 수정 2016-12-06 21:27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국민 여러분의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또 “저보다 유능한 분이 있다면 경영권을 넘기겠다”고도 했다.

이 부회장은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는 이건희 회장의 약속을 실천하라”는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여러 의원님이 미래전략실에 대해 질타를 했고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는 걸 느꼈다”고 답했다. 이어 “미래전략실은 선대회장께서 만드시고 회장께서 유지해 온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고 말했다.

미래전략실은 삼성그룹 전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1959년 이병철 회장 시절 비서실이란 명칭으로 시작해 IMF 구제금융을 겪으면서 구조조정본부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2006년부터는 전략기획실로 변경됐다. 삼성특검 이후 2008년 4월 해체됐다가 2010년 12월 다시 만들어지면서 미래전략실로 이름이 교체됐다.

청문회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미전실은) 과거에는 삼성의 성공요인이었으나 최근에는 실패요인”이라며 “변화에 맞춰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앞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이 부회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부회장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더 기억력이 좋고 아는 게 많은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겨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저보다 훌륭한 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경영권을 넘기겠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게 저보다 우수한 분을 찾아 회사로 모시고오는 일”이라며 “저보다 우수한 분이 계시면 다 넘기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삼성이 협력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 사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법적, 도덕적 책임을 질 건 다 지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정경유착 비판에 대해서는 “여론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하고 있다”며 “삼성 역시 시대 변화에 따라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이번 사태를 통해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