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가 1차 파견을 받은 현직 검사 상당수는 박 특검이 대검 중앙수사부장으로 있을 때 손발을 맞췄던 후배들이다. 그중에서도 2006년의 ‘현대자동차 수사라인’ 검사들로 채워졌다. 역대 중수부 수사에서도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 현대차 수사의 실력파들이 10년 만에 다시 결합해 재벌과 권력의 유착 관계를 파헤치게 된 것이다.
윤석열 특검 수사팀장은 중수부가 현대차 수사에 착수하는 데 심지 역할을 했다. 2005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근무하면서 현대차 비리 관련 첩보를 입수해 상부에 보고했으며, 수사 개시 직전 중수부 연구관으로 합류했다. 윤 팀장은 검찰 수뇌부가 정몽구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두고 고심하자 직접 검찰총장을 찾아가 사표를 내밀며 “법대로 구속해야 한다”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팀장의 배짱과 수사력을 잘 알고 있는 박 특검은 그를 1호 영입 검사로 택했다. 윤 팀장은 파견 검사들을 지휘하며 실질적인 수사 실무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하다 특검에 발령 난 한동훈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도 현대차 수사팀 일원이었다. 그에 앞서 SK 분식회계 사건과 대선자금 수사 등에서 회계 분석과 자금 추적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중요한 일이라는 걸 파견 검사들이 다 알고 있다. 할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이복현 춘천지검 검사도 현대차 회계자료 등 압수물 분석을 지원했다. 박 특검은 “이 검사는 내가 중수부장일 때 특출하게 수사를 해서 현대차 수사에 차출했었다”고 설명했다. 윤 팀장과 이 검사는 국정원 대선·정치개입 특별수사팀에서도 한 솥밥을 먹었으며, 이 검사는 현재까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소유지를 맡고 있다.
현대차 수사팀은 2006년 3월 압수수색 이후 30여일 만에 정몽구 회장을 구속했으며, 금융 브로커 김재록씨, 서울 양재동 부지를 현대차에 매각하면서 3억원을 챙긴 정대근 농협중앙회장 등을 형사처벌했다.
옛 중수부 검사들에 대한 파견은 윤 팀장이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특검이 중수부에서 훈련된 검사들을 소집한 건 이번 수사의 무게 중심을 대기업 수사에 두고 있음을 뜻한다. 재벌 총수 조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제3자 뇌물죄 적용 여부와 맞닿아 있다.
현대차 수사 당시 중수1과장이자 현대차 사건 주임검사였던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법률 참모로서 10년 전 현대차 수사라인과 대척점에 서 있는 상황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2006년 현대車 수사라인 다시 모여 정·경 유착 정조준
입력 2016-12-07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