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30여년 동안 무조건 특정 정당만 밀어서 지역 정치판을 일당 독무대로 만든 걸 반성하고 ‘못난 대통령’이 태어나도록 산파노릇을 한 걸 깊이 반성합니다.”
새누리당 텃밭이며 박근혜 대통령 고향인 대구의 각계 인사 1300여명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반성문’을 발표했다. 지식인들이 좌우를 떠나 잘못된 정권 창출에 기여하고 일당 독재 체제를 만든 것을 반성하며 ‘내탓이오’를 외치고 나선 것이다.
‘새로운 대구를 열자는 사람들’(이하 새대열)은 6일 대구시의회에서 ‘대구가 쓰는 반성문’ 발표했다.
새대열은 “지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소용돌이 속에 놓인 대구 사람들은 할 말이 없고 국민들과 역사 앞에 부끄럽고 미안할 따름”이라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선도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대구의 자존심이 무너졌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에게 견딜 수 없는 배신감과 실망감을 던져주고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부끄러움을 안겨준 박근혜 대통령을 원망하고 나무라기에 앞서 대구시민으로서 먼저 스스로를 반성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새대열은 “대구 사람들 중 일부는 ‘우리나라를 이만큼 잘 살게 해준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는 감사로, ‘부모도 없는 불쌍한 사람’이라는 정서로, ‘결혼도 안 하고 자식도 없으니 친인척 비리는 없을 것이다’는 믿음으로 18대 대선 때 절대적 지지로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자성했다.
반성문에는 박찬석 전 경북대 총장, 최백영 전 대구시의회 의장, 허노목 전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 김경민 대구YMCA 사무총장, 도광의 전 대구문협 회장, 김상태 전 영남일보 사장, 양정봉 대구경북언론인클럽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대구가 쓴 반성문… “못난 대통령 산파역 역사 앞에 부끄럽고 미안”
입력 2016-12-06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