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기내 화재 감지장치 오작동으로 러시아에 긴급 착륙했다. 아시아나 소속 항공기가 센서 오작동으로 회항한 것은 올해 하반기에만 벌써 세 번째로 대대적인 안전검사와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부기장끼리 출발 직전 기내에서 난투극을 벌인 사건도 있었다.
5일 오후 2시50분쯤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영국 런던으로 가던 아시아나항공 OZ521 여객기가 이륙 8시간 만인 오후 10시50분쯤 러시아 튜멘주의 한티-만시이스크 공항으로 회항했다. 러시아 상공을 지나던 중 기내 엔진 화재 감지장치가 울렸고, 기장은 매뉴얼에 따라 즉각 소화 기능을 작동시키고 가장 가까운 공항에 착륙했다.
해당 여객기에는 197명이 탑승 중이었으나 다행히 불상사는 없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엔진에 화재 흔적이나 기체 손상이 없어 엔진 화재 센서 오작동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6일 오전 5시28분 러시아로 대체 항공기를 보냈다.
아시아나항공기의 센서 오류 회항은 최근 빈발하고 있다. 지난 9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OZ201편 여객기는 연기 경보가 작동해 이륙 3시간 만에 LA로 돌아갔다. 지난 10월 5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필리핀 클락행 OZ707편 여객기도 운항 중 화물칸에서 연기 감지 경보가 발생해 제주공항으로 급하게 회항했다.
두 여객기 모두 기체 내외부에 화재 흔적이 없어 센서 오류로 최종 판명났다. 결국 비슷한 사고가 4개월 내 세 번이나 반복된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오작동이 발생한 센서를 대상으로 해당 부품과 장치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근 벌어진 ‘부기장 난투극 사건’도 승객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11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미국 뉴욕으로 향할 예정이던 아시아나항공 OZ222편에서 공군 조종사 출신 입사 동기 부기장 2명이 서로 장난을 치다 감정이 격해져 난투극을 벌였다. 공항 경찰대가 출동했고, 운항안전팀장과의 상담 끝에 1명은 비행에 투입됐고 다른 1명은 빠졌다.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44분이나 항공기에서 출발을 기다려야 했다. 난투극으로 흥분된 부기장 한 명에게 그대로 운항을 맡겼다는 논란도 남았다.
정부는 회항과 난투극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회항한 여객기의 정비기록 등을 조사해 아시아나항공 측이 점검을 제대로 했는지 조사키로 했다.
국토부는 난투극 사건의 위법 여부도 자문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승객이 난동을 부리는 경우 처벌 근거가 있지만 승무원 간 다툼은 제재 근거가 애매하다”며 “그러나 특정 사건으로 심리가 불안한 승무원은 무조건 교체하도록 항공사에 권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곧 인사위원회를 열어 두 부기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부기장 주먹다짐에 불시착까지… 아시아나 ‘非行’
입력 2016-12-06 18:42 수정 2016-12-06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