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니 모든 것이 하나님께 감사한 일밖에 없습니다.”
부산의 폭력조직 행동대장 출신인 강형식(63·예인교회) 목사는 5일 범죄와 방탕의 수렁에 빠진 재소자와 청소년을 선도하기 위한 25년간의 사역을 결산하며 이같이 말했다.
강 목사는 25년 전 부산대 앞 거리를 지나다가 비행청소년과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고 “나와 같은 길을 걷게 해서는 안된다”며 ㈔문화쉼터를 출범시켰다. 청소년들에게 공연과 쉼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아주기 위한 문화단체였다. 이곳에서 뜻을 함께한 영화감독과 가수, 성도들과 협력해 14인조 밴드를 운영하며 양질의 문화공연을 펼쳤다.
문화쉼터는 이후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부산역과 해운대 장산폭포 광장에서 정기공연을 하며 청소년 선도활동을 했다. 교도소와 노인·장애인·노숙인 시설 등에서 공연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선물했다. 문화쉼터는 오는 10일에도 ‘쉼은 돌아봄과 기다림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동아대 부민캠퍼스 다우홀에서 오후 3시, 6시 두 차례 ‘문화쉼터 25주년 기념공연’을 갖는다.
이날 공연은 가수 자전거탄풍경, 김남주, 최아름 임혜선 교수와 14인조 노신사밴드 ‘데오빌로뮤직’, 영화감독 이장호, 시인 홍순관, 바이올리니스트 박광식 교수 등이 협연한다.
강 목사는 고교시절 경찰관 출신인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나면서 가세가 기울자 폭력세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 부산지역에서 “울던 아이도 이름을 들으면 울음을 그친다”고 할 정도로 악명을 떨쳤던 그는 우연히 만난 한 장로를 통해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독실한 크리스천인 현재의 부인을 만나 37세에 뒤늦게 신학을 공부한 뒤 목사가 됐다.
강 목사는 개척교회를 어렵게 섬기면서도 부산교도소 재소자 교화 사역에 앞장섰다. 매월 5∼6회씩 모두 2000여명을 상담하고 복음을 전파했다. 일부 출소자들은 교회를 찾아 재활준비를 한 뒤 사회에 복귀했다. 7년 전부터는 노숙인들과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매주 금요일 저녁 무료급식을 하고 방한의류와 연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강 목사는 “기도와 관심, 따뜻한 말 한마디가 소외된 이웃들의 삶을 변화시킨다”며 “낮은 자를 섬기러 오신 예수님처럼 한국교회가 그들을 위로하고 품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051-522-8950).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부산 폭력조직 행동대장서 목회자로… 강형식 목사의 사역 25년
입력 2016-12-06 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