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다보스포럼 내년 첫 참석, 왜?

입력 2016-12-07 04:03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1월 열리는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유럽의 위상 하락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국제 정세가 급변하자 글로벌 리더로서 중국 위상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리커창 총리가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적이 있지만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관련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시 주석이 스위스 국빈방문을 겸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계획”이라며 “WEF는 시 주석을 환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시 주석은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자유무역의 수호국임을 강조하고,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주도국임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당선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중단과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강조하는 사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PP) 건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중국이 글로벌 자유무역협정의 수호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부정적인 트럼프 당선인과 달리 시 주석은 기후변화 대응 강화와 협정 이행을 약속하고 있다.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의 케리 브라운 교수는 시 주석의 다보스포럼 참석에 대해 “중국이 지금 해외에 대해 얼마나 큰 야심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당선 후 글로벌 무대에서 예상되는 미국의 잠재적 권력 공백을 중국이 채우기 시작하고 있다는 징표”라고 말했다.

중국은 올해 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는 국제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리위안차오 국가부주석과 팡싱하이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을 파견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핵심' 칭호를 받으며 명실상부한 1인 지배 체제를 공고히 다진 시 주석이 해외 영향력 확대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