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손으로 쓴 성경 유산으로 물려주렵니다”

입력 2016-12-06 21:03

성경쓰기운동본부(본부장 황연호 목사)는 성서주일(12월 둘째주)을 앞둔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성경쓰기운동 26주년 기념 대성회 및 2016 성경쓰기 공모전’을 실시했다(사진).

공모전에는 성도 130여명의 성경 완필작을 출품했다. 이 가운데 변욱섭(69·서울안창교회) 집사는 컴퓨터로 성경을 필사해 눈길을 끌었다. 변 집사는 좋은 시력이 아니고 타수도 느렸기 때문에 한 자 한 자 ‘독수리 타법’으로 쳐서 1년간 성경을 옮겨 적었다. 변 집사는 “천식을 앓았는데 성경을 쓰는 동안 아프지 않았다. 필사한 성경을 시집가는 딸에게 선물로 주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대전광명교회 박우봉(70) 장로는 23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경을 썼다. 보통 볼펜이나 만년필로 필사하는데, 박 장로는 가는 붓으로 성경을 썼다. 훨씬 시간과 정성이 더 들었던 셈이다. 손자·손녀에게 필사 성경을 신앙유산으로 물려줬을 때 가장 기뻤다고 했다.

정규환(69) 장로는 필사성경을 출석 중인 평택성곡감리교회에 봉헌했다.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관둔 어려움을 성경을 쓰며 극복했다고 한다. 그는 “성경 쓰는 일에 정년이 없지 않느냐”면서 “하나님이 부르실 때까지 성경을 쓸 것”이라고 간증했다.

태국 컨깬 장로교회 교인 40여명도 태국어 성경 필사에 참여했다. 이스라엘성지순례 여행권이 주어지는 대상수상자는 미국 오하이오주 박진영(87) 권사가 추첨으로 선정됐다. 1987년 서울동인교회에서 시작한 성경쓰기운동은 그동안 국내외 약 3만 5000교회에서 교인 35만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