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은 ‘성경이 정말 재미있다’고 말하지만 불행히도 그런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더 많다. 신학 과목 중에서 교회사가 가장 재미있다고 하는 신학자가 많지만 일반 신자들은 복잡하게만 느껴진다. 이런 이들을 위해 잡지 같은 성경, 참고서 같은 교회사 책이 나왔다. ‘잡지로 읽는 성경’(브니엘)과 ‘특강 종교개혁사’(흑곰북스)다.
‘잡지로 읽는 성경’ 구약편은 잡지 형식으로 꾸며진 책이다. 사진과 삽화가 풍부하다. 술술 잘 넘어간다. 잡지처럼 중간중간을 펴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도서출판 브니엘 편집팀과 외부 편집자문위원으로 구성된 특별기획팀이 만들었다. 이들은 ‘성경 100배 즐기기’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이것을 알고 성경을 읽으면 이해가 쏙쏙되고 감동이 온다”고 강조한다.
성경은 구약 39권과 신약 27권, 총 66권으로 구성돼 있다. 구약은 히브리 민족의 흥망사를 다룬 역사서 17권, 히브리 민족의 황금시대 문학인 시가서 5권, 그리고 민족의 암흑시대 문학인 예언서 17권으로 돼 있다. 신약은 메시아에 대한 기록인 복음서 4권과 모든 민족에게 복음이 전해지는 성령행전인 사도행전, 그리고 예수님의 교훈과 기독교 원리를 다룬 서신서 21권, 요한의 직접적인 계시를 담은 요한계시록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은 방대한 성경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특히 성경 각 권의 이야기 구조, 각 권에서 다뤄지는 사건의 배경, 당시 이스라엘의 문화 등을 보기 좋게 편집했다. 신약편은 내년 2월쯤 나올 예정이다.
장로교회 교인이면 웨스트민스터 대소요리문답을 한 번쯤은 접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종교개혁이라면 마르틴 루터와 장 칼뱅만 대략 알 뿐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총회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 당시 유럽의 복잡한 역사적 배경을 파악하지 못해 종교개혁의 흐름과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강 종교개혁사-종교개혁의 정점 웨스트민스터 총회편’은 이런 한국교회 사정에 맞춰 나온 종교개혁 학습서다. 웨스트민스터 총회에 초점을 맞추고 종교개혁의 역사와 내용, 그 전모를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전반부는 마르틴 루터부터 웨스트민스터 총회까지 이어지는 종교개혁의 역사를 들려주고, 후반부는 5년간 진행된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과정과 결론을 소개한다.
지루할 틈이 없다. 원자료를 충분히 인용하고 현장사진과 그래픽을 풍부하게 제공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눈이 즐겁다. 카카오톡창, OX퀴즈 등 화려한 편집 때문에 내용이 부실하지 않을까 싶은데, 입시학원 명강사의 족집게 특강처럼 궁금증을 쏙쏙 풀어준다. 알찬 참고서라는 인상을 준다.
지은이의 목소리도 곳곳에 풀어놓았다. 종교개혁의 출발점이었던 가톨릭 사제의 독점주의가 오늘날 한국교회에 만연해 있다고 지적한다. 노회나 당회 중심의 교회 운영이 꼭 바람직한지, 예전을 살리는 게 좋은지 개인의 자유로운 예배를 허용하는게 좋은지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때로는 현미경을 들이대고 때로는 망원경으로 큰 그림을 훑으며 풀어나간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출간되는 다른 책들에 앞서 이 책부터 읽어도 좋을 듯하다.
웨스트민스터 총회에 집중하다보니 루터 이전 얀 후스 같은 다양한 개혁가들의 면모나 이후 유럽대륙에서 전개된 변화까지 다 담아내진 못했다. 흑곰북스가 앞서 같은 형식으로 풀어 낸 ‘특강 소요리문답’(2011)과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2013)은 각각 수만부씩 판매됐다. 정설 흑곰북스 대표는 7일 “일반 신자들이 꼭 알고 싶은 것만 모아 편집한 게 우리 책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전병선 김지방 기자 rula@kmib.co.kr
잡지처럼 참고서처럼… 술술 읽히는 교회사
입력 2016-12-07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