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佛·伊… 포퓰리즘 바람에 G4 정상 날아갔다

입력 2016-12-05 21:33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 부결에 따른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퇴진으로 올해와 내년 상반기 중에 주요 7개국(G7) 정상 가운데 4명이 바뀌게 됐다.

렌치 총리는 4일(현지시간) 실시된 국민투표에 총리직을 걸었고 개표 결과 압도적 표차로 부결되자 사퇴를 선언했다.

올해 들어 G7(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중 영국에서 가장 먼저 최고지도자가 교체됐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 따라 지난 7월 데이비드 캐머런이 총리직에서 물러나고 테레사 메이가 총리로 취임했다.

미국은 지난달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가 내년 1월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민주당 소속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정권을 공화당에 내주게 됐다.

프랑스에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지난 1일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올랑드가 이끄는 사회당 정권의 인기가 워낙 낮아 내년 4∼5월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선 공화당 대선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의 집권이 유력해 보인다.

이미 바뀐 영국을 제외한 G3(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정상들은 쓸쓸한 퇴장을 앞두게 됐다. 렌치 총리는 내년 자국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앞서 그는 “차기 G7 정상회의에 미국의 여성 대통령(힐러리 클린턴을 지칭)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이것 역시 불발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월 이탈리아를 방문해 임기 마지막 국빈만찬을 렌치 총리와 가졌다. 여기서 오바마는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단지 짧은 순간만 여기 있을 뿐이며, 결국 우리가 무엇을 이룩하고 남겼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라는 회한 가득한 건배사를 남겼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