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 수사팀의 특별검사보로 박충근(60·17기) 이용복(55·18기) 양재식(51·21기) 이규철(52·22기) 변호사 등이 5일 임명됐다. 판사 출신인 이규철 변호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검사 출신이다. 특검보들은 박 특검을 도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과 파견공무원의 지휘·감독 등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강력통·특검 경력자·지인들로 수사팀 구축
박충근 변호사는 검사 시절 부산지검 강력부장, 수원지검 강력부장 및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을 지낸 ‘강력통’이다. 박 특검이 서울지검 강력부장 시절에 강력부 검사로 함께 일하기도 했다. 2003년 대북 송금의혹 사건 특별수사팀 파견 경험이 있다.
이용복 변호사는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사법연수원 교수, 남부지검 형사1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DDoS) 공격 사건 특검팀 특검보로 활동했다.
양재식 변호사는 2011년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장을 끝으로 검찰을 나왔고 현재 법무법인 강남에서 박 특검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양 변호사도 박 특검이 서울지검 강력부장 시절에 강력부 검사로 재직했다. 유일한 판사 출신인 이규철 변호사는 박 특검이 2010년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로 재직할 때 이 법무법인에 합류한 인연이 있다.
박 특검이 지난 2일 추천한 8명 중 현직 시절 ‘강골’로 분류되거나 정치 성향이 뚜렷한 변호사들은 특검보에서 제외됐다. 2008년 이명박정부 당시 ‘PD수첩 사건’ 담당검사로, 방송 제작진 기소를 반대해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다 사표를 낸 이력이 있는 임수빈(55·19기) 변호사와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낸 이재순(58·16기) 변호사 등은 특검보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특검보 인선과 동시에 수사 고삐 ‘바짝’
법무부는 박 특검이 1차 파견을 요청한 검사 10명 명단도 결정해 통보했다. 특검 수사팀장인 윤석열(56·23기) 대전고검 검사와 윤 검사가 이끌었던 국정원 대선·정치개입 수사팀에서 일했던 이복현(44·32기) 춘천지검 검사가 파견자에 포함됐다.
대우조선해양 비리 수사를 맡고 있는 한동훈(43·27기) 검찰 부패범죄수사단 2팀장과 2012년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팀 소속이던 양석조(43·29기) 대검 사이버수사과장도 파견검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는 고형곤(46·31기) 김창진(41·31기) 김영철(43·33기) 검사가 특검팀에 파견돼 관련 수사를 이어가게 됐다.
박 특검을 보좌할 특검보와 파견검사 10명이 결정되면서 특검 수사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박 특검은 “수사기록 사본을 즉시 인계받아 검토하겠다”며 “내일(6일)부터 증거물 분석에도 착수한다”고 밝혔다. 수사기록 검토가 끝나는 즉시 사건 배당도 이뤄진다.
옛 중수부 방식으로 미지의 영역 수사
박 특검 스스로 “역대 가장 복잡한 특검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이번 특검의 수사 과제는 법에 명시된 것만 14가지다. 앞선 특검들이 3∼5가지 과제를 부여받았던 것에 비해 수사 범위가 넓다.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모금, 청와대 기밀누설, 정유라(20)씨 입시 특혜, 삼성의 정유라 특혜지원 등 기존 검찰의 과제는 물론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 주사제 대리처방 의혹, 최순실(60·구속 기소)씨의 청와대 수시출입 의혹 등 미지의 영역도 특검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해야 한다”는 박 특검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성격대로 특별수사에 임할 전망이다. 그는 회계분석·디지털분석·계좌추적을 수사의 3요소로 꼽고 이러한 시스템을 완비한 중수부가 폐지되면 안 된다는 의견을 편 바 있다.
그가 꼽은 또 다른 중수부의 성공 요인은 ‘검사들의 자세’였다. 그는 “재벌의 구조적 비리를 한번 파헤쳐 보겠다는 자세를 가지고 상하 일심동체가 돼 노력했다”며 현대차 비자금 수사 등을 자평했었다. 박 특검은 복잡하게 얽힌 의혹들을 굵직하게 분류해 각 특검보에게 일임하고, 검사 개개인이 아닌 조직적 판단으로 신속한 진상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이용복·박충근·양재식·이규철 특검보 4명 확정… ‘朴 뇌물죄’ 입증에 화력 집중
입력 2016-12-06 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