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호실이 최순실·차은택씨 등이 청와대 출입 시 부속실의 안내로 인적사항 등을 경호실에 알리지 않고 출입해 온 이른바 ‘보안손님’이었다고 시인했다. 청와대 의무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백옥주사와 태반주사, 감초주사를 처방한 사실이 있다고 처음 인정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는 5일 국회에서 제2차 기관보고를 열고 대통령비서실, 경호실, 국가안보실,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5개 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흥렬 경호실장은 불출석했다.
이영석 경호실 차장은 외부인의 청와대 출입과 관련해 “‘보안손님’에 대해서는 (경우에 따라) 경호실장도 보고를 못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안손님’은 대통령이 요구한 중요한 사적(私的) 손님으로 청와대 부속실 직원의 별도 안내를 받으며 인적사항은 부속실에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최순실, 차은택 모두 보안손님이 맞느냐”고 물었고, 이 차장은 “맞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당시 보안손님의 출입을 주관한 제2부속비서관이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 전 비서관”이라고도 했다.
외부인사가 의료장비를 가지고 청와대 관저를 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이 차장이 ‘청와대 부속실 안으로 의료장비를 갖고 들어간 사람이 있지만 누군지 밝히긴 어렵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맞느냐”고 질문했다. 김상만씨 등 청와대 출장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외부인이 보안손님으로 관저에 출입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이 차장은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할 수 없어 증언에 애로사항이 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백옥주사와 태반주사, 감초주사를 맞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은 “박 대통령에게 태반주사를 놓은 게 맞느냐”는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의 질문에 “필요한 처방에 따라 처치가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해당 주사를 처방하지 않았다고 한 답변을 뒤집은 것이다. 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주로 대통령에게 처방했느냐”고 묻자 이 의무실장은 “대통령을 포함해 처방했다”고 대답했다.
의약품 불출 일지에 의문의 ‘사모님’이라는 메모가 등장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일지를 지우려다 다 못 지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무실장은 “정확히 확인 후 답변하겠다”고 답했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조특위에서 ‘대통령은 요새 집무실에 출근하시냐’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질문에 “시간이 일정치는 않지만 매일 출근한다”고 답변했다.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현장 책임자만 잘 임명했어도 대통령은 7시간 노셔도 된다”고 발언했다가 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미용주사와 비아그라에 이어 발모제 반입도 도마에 올랐다. 박영선 의원은 “청와대 누군가가 탈모 치료제 ‘프로스카’를 2년간 지속적으로 한 달에 한 번, 8정씩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김경진 의원도 “여성인 대통령이 본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인 프로스카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며 “일주일에 두 번가량 청와대를 출입했다는 차은택씨는 공교롭게 탈모가 심하다. 누가 사용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정유라씨 남편 신주평씨가 병역을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으로 대체해놓고 독일에서 신혼생활을 보낸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정씨 남편 신씨가 사회복무요원이라고 해놓고 독일에 가서 달콤한 신혼생활을 보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현역입영 대상”이라며 “한 차례 입대를 연기했을 뿐 조만간 현역으로 입대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국정조사에선 정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태와 관련된 후속 조치도 논의됐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체육특기자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건희 고승혁 기자 moderato@kmib.co.kr
靑 “崔·車는 보안손님… 부속실서 별도 출입관리”
입력 2016-12-05 18:04 수정 2016-12-06 0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