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전신성형… 몰라보게 젊어졌네

입력 2016-12-07 04:01
신형 그랜저IG가 강원도 홍천의 국도를 주행하고 있다.
중후함을 덜어낸 ‘L’자 형상의 헤드램프(위 작은 사진)에서 시작되는 곡선은 측면을 따라 리어램프(가운데)까지 연결된다. 최고급 트림에는 19인치 알로이 휠과 미쉐린 타이어가 장착됐다. 현대자동차 제공
5년 만에 ‘풀 체인지’로 돌아온 현대차 그랜저IG는 으레 따라붙던 수식어들을 과감하게 버렸다. ‘성공한 중년 가장’의 상징이었던 그랜저는 이제 30∼40대 젊은 고객들을 겨냥하고 있다. 고급 준대형 세단의 자리는 제네시스 브랜드에 양보하고 쏘나타가 버티는 중형시장으로 한걸음 다가 선 모습이다. 기존의 묵직했던 디자인은 날렵해졌고, 한층 역동적인 주행에 초점을 뒀다.

‘회춘’한 그랜저IG…젊어진 디자인

지난달 25일 6세대 신형 그랜저IG를 시승했다. 서울 광장동과 강원도 홍천까지 145㎞ 구간을 왕복했다. 시승은 최고급 트림인 가솔린3.0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모델에 모든 옵션이 적용된 차량으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완전히 ‘회춘’한 디자인이다. ‘다시 처음부터 그랜저를 바꾸다’라는 모토에 맞게 전작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습이 바뀌었다. 육중함을 과시했던 전면부를 걷어내고 훨씬 날렵한 모습으로 새로 태어났다. 전면부의 날렵함은 측면의 곡선을 따라 후면부의 리어램프까지 이어진다. 젊은층을 공략하겠다는 현대차의 전략이다. 실제 사전 계약 고객 중 30∼40대 비중이 48%에 달한다. 기존 HG모델에 비해 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신규고객의 60%는 30∼40대가 차지하고 있다.

실내 인테리어도 대폭 손질했다. 전면부 크래쉬패드를 낮춰 탁 트인 시야를 확보했고, 공조기 등 물리버튼은 깔끔하게 일렬로 배치했다. 그 위로 내비게이션과 차량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솟아있다. 젊지만 너무 발랄하지는 않도록 절충점을 찾으려 한 흔적이 엿보인다. 뒷좌석은 머리 부분 천장의 높이가 낮아져 조금 답답한 편이다.

부족함 없지만 놀라운 ‘한 방’도 없어

차에 시동을 걸면 정숙성에 놀라게 된다. 시동이 걸렸는지 다시 확인하게 될 정도로 엔진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속도를 올리면 노면과 엔진에서 일부 소음이 유입되지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시속 150㎞로 달려도 동승자와 작은 목소리로 대화가 가능했다.

‘휙 휙 돌아간다’는 평을 들었던 운전대는 확실히 묵직해 졌다. 속도가 붙으면 운전대는 더 무거워지고, 반응속도는 더 빨라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젊은 소비자들이 빠른 피드백을 중시하는 만큼 운전자의 의지에 더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가속성능과 안정감에서도 합격점이다. 탁 트인 도로에서 시속 190㎞까지는 무리 없이 치고 나간다. 기존 모델의 람다Ⅱ 엔진(가솔린 2.4는 세타Ⅱ·6단 변속기)을 그대로 쓰고 있지만 8단 변속기를 얹어 가속 상황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구불구불한 국도 위에서 급격하게 방향을 바꿔도 차체가 잘 따라와 준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안정감에도 신경을 썼다. 차선을 이탈하려 하면 자동으로 미세하게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 주고, 전방에 갑자기 장애물이 나타나면 브레이크도 잡아준다.

전반적으로 훌륭한 기본기를 갖춘 반면 뚜렷한 특장점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은 약점이다. 리터당 10㎞ 안팎에 머문 연비는 HG모델에 비해 나아진 점이 없어 아쉽다. 컴포트·스포츠·스마트·에코 4가지 주행모드를 갖췄지만 각 모드의 특징이 선명하게 구분되지는 않았다.

신형 그랜저의 가격은 가솔린 2.4ℓ 3055만∼3375만원, 가솔린 3.0ℓ 3550만∼3870만원, 디젤 2.2ℓ 3355만∼3675만원, 3.0ℓ LPi 2620만∼3295만원이다. 가솔린 3.0ℓ 풀옵션 최고가는 4505만원이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