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내가 언제”… ”탄핵 강행하면 장을 지진다고 한 적 없다” 번복

입력 2016-12-05 18:17 수정 2016-12-06 00:32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운데)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기 전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은 조원진 최고위원, 오른쪽은 이장우 최고위원. 최종학 선임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5일 “야당이 탄핵을 강행하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기존 발언을 번복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의원총회 뒤 ‘야3당이 임기단축 협상을 거부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야당이 실현 못할 거짓말을 얼마나 많이 했나. 그 사람들이 ‘그것’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것’은 탄핵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 대표는 5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즉각 사퇴하지 않으면 어떤 협상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야당에 대해 ‘즉각 사퇴하고 1월에 대선을 치르는 일’은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가결될 경우 당대표직에서 사퇴하지 않겠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상관없이 오는 9일 탄핵안 표결에 동참하기로 한 데 대한 반발이다. 당대표 자리를 유지하며 이후 새누리당 분란 사태와 탄핵 과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공식 촉구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국가원로들이 제시하고 당론으로 정한 조기퇴진 일정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요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핵안 표결 전에 박 대통령 입장 표명을 통해 ‘탄핵 전선(戰線)’을 흔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대변인은 “(계획에는) 2선 후퇴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친박계는 비주류 온건파를 설득해 비주류가 탄핵에 동참하는 상황을 최대한 저지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