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구입한 마약류 의약품과 관련해 구매량과 사용량, 재고량 간 숫자가 맞지 않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청와대가 관련 장부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사용처에 대한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5일 “청와대는 2013∼2016년 10월 말 자낙스(513정), 할시온(200정), 스틸녹스(109정) 등 마약류 의약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며 “하지만 같은 기간 청와대의 의약품 불출대장에는 이들 마약류 사용기록이 실제 사용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불출대장을 보면 이들 3종 의약품은 소량으로 총 11차례만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청와대가 해당 마약류 관리대장과 의약용 마약류 저장시설 점검부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청와대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과 마약류에 대한 의혹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은 “스틸녹스와 할시온 등은 수면제로 해외순방을 많이 가는 근무여건상 구입한 것”이라며 “마약류 현황은 곧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청와대가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태반주사, 백옥주사 등도 구매량과 재고량이 크게 차이가 났다고 지적했다.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의사로 알려진 김영재 원장이 프로포폴을 처방한 시기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최근 3년간 김 원장은 거의 매일 프로포폴을 처방했지만 대통령의 중동 순방과 겹치는 기간에는 프로포폴 사용내역이 없다”고 지적했다. 2015년 2월 27일∼3월 9일 프로포폴 사용내역이 없는데 이 기간은 박 대통령의 중동순방 기간(3월1∼8일)과 겹친다는 게 김 의원 주장이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의 2015년 4월 중남미 순방, 같은 해 9월 중국 방문, 2016년 5∼6월 아프리카 및 프랑스 순방과 겹치는 시기에도 김 원장의 프로포폴 처방 내역이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청와대 구입 마약류 의약품 구매·사용·재고량 불일치
입력 2016-12-05 17:37 수정 2016-12-06 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