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탓 ‘초라한 무역의 날’

입력 2016-12-05 18:40
수출 증진에 기여한 기업인들을 위한 잔치가 올해는 ‘최순실 게이트’ 등 내우외환 탓에 초라하게 끝났다. ‘무역의 날’에 매년 참석하던 대통령은 불참했고, 수출 장기부진이 이어지면서 14년 만에 ‘100억 달러 탑’을 받은 기업이 한 곳도 없는 해가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정부·유관기관 관계자, 무역 유공자 등 1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3회 무역의 날 기념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1964년 수출 1억 달러 달성을 기념해 제정한 무역의 날은 첫해 총리가 참석한 이후 매년 대통령이 참석해 왔다. 89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해외순방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53년간 대통령이 불참한 적은 없었다.

특히 저조한 수출 실적이 잔칫날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수출의 탑’ 수상 기업은 1191개에 그쳐 2004년 이후 가장 적었다. ‘1억 달러 탑’ 이상을 받은 기업도 2011년 129개였던 것이 55개로 반 토막 났다. 특히 2002년 이후 14년 만에 100억 달러 수출 기업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기업이 단 한 곳도 없었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8월 반짝 반등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저조한 기조를 이어갔다. 정부는 2년 연속 ‘수출 1조 달러’ 달성을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반적인 수출 부진으로 인해 수출의 탑 포상을 신청한 기업 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세종=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