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현시점에서 사임을 논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바르토메우 마리(50·사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진땀을 흘렸다. 스페인 출신으로 첫 외국계 수장이 된 그는 취임 당시 ‘미술계 히딩크’가 될지 주목받았었다. 마리 관장은 이날 ‘신여성전’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전 ‘앤디 워홀’전 등 내년 전시 라인업 및 중점 사업을 공개했다. 특히 한국미술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영문 전시 도록을 발간하는 등 출판시스템을 체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는 ‘무존재감’에 대한 질타성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내년부터 2019년까지의 전시를 기획하는 데 더 신경을 썼다. 올해는 관장 부임 전 전시들이 이미 확정됐던 터라 이를 최상의 수준으로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고 답했다. 그는 취임 당시 자신을 ‘큐레이터 관장’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행정이나 미디어 출신이 아니라 30년 이상 큐레이터로 일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던 것”이라며 “직원들이 전시를 잘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관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월간미술은 12월호에서 “큐레이터 관장을 원하지 않는다. 비전과 행정력을 겸비한 디렉터 관장이 필요하다”면서 “외국인 관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가 아니니 자리를 놓고 고국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묻자 마리 관장은 “사임을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글·사진=손영옥 선임기자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내년 가시적 성과 낼 것… 사임 논하지 말라”
입력 2016-12-05 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