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박계는 탄핵 찬성 명단 공개할 필요 있다

입력 2016-12-05 17:37
지난 주말 촛불 민심이 분노를 표출한 대상은 두 곳이었다. 기존 박근혜 대통령에다 여야 정치권이 보태졌다. 그중에서도 새누리당의 비박근혜계 국회의원들이 주된 타깃이었다. 국민이 화가 난 것은 단순히 비박계의 갈팡질팡 행보 때문만은 아니었다. 현재의 국가적 위기 사태에 대한 이들의 안이한 인식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상당수 비박계 의원들은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3차 대국민 담화에서 임기 단축을 꺼내자마자 자신들의 퇴로부터 찾기 시작했다. 비상시국회의를 만들어 야3당과 함께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공조를 논의해 오던 비박계 내부에선 대통령이 퇴진만 약속하면 탄핵 표결에 참석하지 말자는 기류가 조성됐다. 여파로 야당이 주도한 지난 2일 탄핵안 표결이 무산되면서 온 나라가 혼란을 겪었다.

‘232만 촛불’을 다시 확인하고서야 비박계는 탄핵 표결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했지만 많은 국민은 그들의 진정성을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 비박계 내에 사라지지 않고 있는 ‘비자발성’ 탓이다. 여당 의원이 탈당도 하지 않은 대통령을 탄핵하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감을 느끼는 눈치다.

이리해서는 야3당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신뢰를 줄 수 없다. 비박계 의원들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부른 원인을 지금이라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검찰은 중간수사 결과를 통해 박 대통령을 직권 남용과 강요, 공무상 비밀누설 범죄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대통령은 절대 다수의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완전 상실했으며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은 사실상 정지된 상태다. 그런데도 정치적 미래나 개인적 득실만 따지려 든다면 국민은 대통령과 더불어 비박계에 대해서도 정치적 탄핵 선고를 내리려 들 것이다. 비박계는 더 이상의 사회 혼란을 막고 국정의 불투명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9일 탄핵안 표결 전에 찬성 명단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소속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 들어가 자유투표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친박계에서도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조치다.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의 목소리만 듣고 당당하게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