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트리플 더블’ 웨스트브룩

입력 2016-12-06 04:01

공수 능력이 탁월해 ‘괴인’이라는 별칭을 얻은 러셀 웨스트브룩(28·오클라호마시티 썬더·사진)이 올 시즌 ‘트리플 더블(한 경기서 두자릿수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 기록)’ 기계로 거듭나고 있다.

웨스트브룩은 탁월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올 여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이적한 주포 케빈 듀란트의 그림자에 가려 그동안 ‘2인자’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그는 듀란트가 없는 올 시즌 ‘Mr. 트리플 더블’이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공수 전반에서 팀 내 최고 입지를 굳히고 있다.

웨스트브룩은 4일(현지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NBA 정규리그 뉴올리언즈 펠리컨스와의 경기에서 28점 17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의 맹활약에 힘입어 101대 92로 이겨 5연승을 달렸다. 또 13승(8패) 고지를 밟아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함께 서부컨퍼런스 공동 5위로 올라섰다. 오클라호마시티는 듀란트의 공백 탓에 힘든 시즌을 보낼 것으로 전망됐으나,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까지 따낼 가능성을 높였다.

웨스트브룩의 트리플 더블 행보는 역대급이다. 지난달 26일 덴버 너겟츠전부터 5경기 연속 트리플 더블이다. 5경기 연속 트리플 더블은 1989년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당시 7경기 연속)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웨스트브룩은 올 시즌 21경기 중 10차례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NBA 역사상 개막 이후 최단기간 최다 트리플 더블을 작성했던 신시내티 로열스의 오스카 로버트슨(1961-62시즌·12경기 10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시즌 트리플 더블이라는 대기록까지 넘보고 있다. 웨스트브룩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31점(2위) 10.8리바운드(9위) 11.3어시스트(2위)를 기록 중이다. NBA에서 시즌 트리플 더블을 작성한 선수는 61-62시즌의 로버트슨(평균 30.8점 12.5리바운드 11.4어시스트)뿐이어서 웨스트브룩이 성공하면 55년만에 두 번째 대기록이 되는 셈이다.

웨스트브룩은 개인 통산 47번째 트리플 더블을 기록해 제임스(45회)를 제치고 부문 단독 6위에 올랐다. 내친 김에 로버트슨이 작성한 한 시즌 최다(41회) 트리플 더블 기록마저 경신할 기세다. NBA 정규시즌 경기가 팀당 82경기라는 걸 감안하면 충분히 기대해 볼만하다. 이런 활약으로 그는 지난 2일 NBA사무국이 선정한 서부컨퍼런스 이달(11월)의 선수상까지 차지했다.

웨스트브룩은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매 경기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하다보니 좋은 기록이 나왔다”며 “내년에도 현재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