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국정농단의 핵심 역할을 한 안종범(57·구속 기소) 전 청와대 수석이 최씨의 단골병원이었던 ‘김영재 성형외과 의원’을 돕는데도 나섰던 정황이 나왔다.
또 김영재 의원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을 처음 연결해준 인물은 그동안 최씨 가족 진료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모 순천향대병원 교수라는 주장도 나왔다.
서 원장은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원장의 부인이 찾아오기 전에 이 교수로부터 ‘한 번 만나보라’는 전화가 있었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이 교수의 추천이 최순실과 의혹의 실마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순실씨와 언니 순득씨 가족뿐 아니라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의 장모 등도 진료했던 의사로 알려져 있다.
서 원장에 따르면 ‘김영재 봉합사(수술용 실)’는 전임 오병희 교수가 서울대병원장을 맡고 있던 2015년부터 도입이 검토됐다. ‘김영재 봉합사’는 김 원장의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 대표가 서 원장을 찾아와 도입 검토를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문제가 된 제품이다.
서 원장은 “하지만 산부인과와 별다른 상관이 없어 성형외과 교수진을 소개해주고 더는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박 대표가 서울대병원 교수진을 찾아다니며 계속 해당 제품의 시술과 교육 참여를 제안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오 전 서울대병원장이 다른 교수를 통해 안 전 수석과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요청해와 박 대표와 함께하는 자리가 성사됐다”고 털어놨다.
서 원장은 “당시 자리에서 박 대표가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이미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하지만 최순실 사태가 터지기 이전이기 때문에 박 대표가 최씨와 연결돼 있을 것으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의 부탁이 있기 전에는 김영재 원장, 와이제이콥스와 사적인 관계를 맺은 적이 없으며, 안 전 수석을 만난 후에야 박 대표와 청와대의 관계를 알았다는 게 서 원장 주장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이 김영재 봉합사의 도입을 검토하는 과정에 안 전 수석과 최씨와 친분이 있는 이 교수와의 연결고리가 확인되면서 이들의 역할이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서울대병원 ‘김영재 봉합사’ 도입 때 안종범 前수석이 관여 의혹
입력 2016-12-04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