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엉덩이뼈 썩음병

입력 2016-12-06 04:01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중·장년층 남성에게 흔한 고관절 질환이다. 고관절은 엉덩이와 허벅지를 연결하는 관절이다. 이 부위 혈액순환 난조로 뼈 조직이 썩어 문드러지는 질환이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이다.

흔히 사람들은 엉덩이뼈 통증이 나타나면 허리뼈 이상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중·장년층이라면 엉덩이뼈가 아플 때 허리뼈 문제가 아니라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 때문일 가능성을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통증의 양상이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과 비슷해 혼동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통증이 주로 엉덩이 뒤쪽에서 느껴진다면 허리디스크, 골반 쪽이나 사타구니 쪽으로 통증이 몰린다면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양반다리를 하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할 때, 사타구니 통증 때문에 가부좌를 틀기가 어려워진다면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을 의심해야 한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이 시작되는 초기에는 사타구니 통증만 나타나다가 점차 걷거나 활동할 때 통증도 심해져 다리를 절뚝거리게 된다. 대퇴골두가 썩어 더 주저앉게 되면 두 다리의 길이에도 변화가 온다. 그래서 한쪽 다리 고관절에만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이 생긴 경우 ‘짝다리’가 되기 쉽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은 발병 초기엔 보존적 치료(주사, 약물, 물리치료)로 진행을 막을 수 있지만, 중기 이후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자신의 고관절을 보존하는 ‘중심부 감압술’과 ‘인공관절 치환술’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중심부 감압술이란 함몰된 대퇴골두 윗부분에 구멍을 뚫어 뼈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주고, 새 혈관을 생성시켜 피돌기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해주는 수술이다. 고관절 내 영양공급을 도와 뼈가 더 썩지 않게 막아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그 결과 인공관절 치환 수술을 받아야 하는 시기도 늦춰준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이미 괴사가 상당히 진행돼 썩어 문드러진 고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꿀 수밖에 없을 때 필요한 최후의 치료법이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은 과도한 음주와 스테로이드계 약물의 남용, 외상에 의한 대퇴부 골절 및 고관절 탈구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예방을 위해선 과음하는 습관을 버리고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위험요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윤성환 수원이춘택병원 병원장, 삽화=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