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이 새누리당 의원들과 활발한 물밑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 박근혜(얼굴) 대통령과 의원들의 면담 성사를 위해서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면담은 사실상 불발에 그칠 전망이다.
허 수석은 탄핵안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해 투 트랙으로 접근했다. 우선 비상시국위원회를 포함해 비주류 의원들과 접촉을 가졌다. 또 새누리당 초·재선의원 등 선수(選數)별로 연락을 취했다.
허 수석은 지난 주말 일부 비주류 중진의원과 전화접촉을 시도했다. 한 중진의원은 “지금 박 대통령을 만났다가 ‘뒷거래 의혹’ ‘짬짜미 의혹’을 뒤집어쓸 수도 있다”면서 “청와대의 면담 제안이 비주류의 단일대오를 흔들려는 꼼수라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과 전화통화를 했다. 황 의원은 허 수석과의 전화통화에 대해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정식 제의했다기보다는 의견 교환 수준의 대화였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시국위원회와 초·재선 의원들을 분리해 청와대가 접촉을 시도하는 것은 우리를 흔들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설명했다.
비상시국위원회는 4일 회의 후 “박 대통령과 청와대로부터 면담 요청이 오더라도 이 만남은 적절치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불참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허 수석은 지난주 초선의원 간사인 정운천 의원을 만났고, 같은 간사인 박완수 의원과는 전화접촉을 가졌다고 한다. 재선의원들과도 의견을 나눴다. 정 의원은 “허 수석에게 ‘지금 와서 박 대통령을 무슨 명분으로 만나느냐. 안 만난다’는 반대 의사를 명확히 전했다”고 말했다.
하윤해 이종선 기자 justice@kmib.co.kr
與 의원들 면담, 朴 대통령의 희망사항?
입력 2016-12-05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