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도 ‘1분 소등’ 동참

입력 2016-12-04 18:08 수정 2016-12-04 21:07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공개를 요구하며 일제히 불을 끈 3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광장 옆의 주한 미국대사관(위쪽 사진 붉은 원) 사무실에도 불이 꺼졌다. 아래 사진은 불을 끄기 전이다. 대사관 옆의 환한 건물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다. JTBC 화면 캡처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6차 촛불집회에서는 오후 7시 정각에 맞춰 1분 소등 행사가 진행됐다. 지난주에 이어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취지에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문의 행적 공개를 요구하는 이벤트였다.

그런데 광화문 일대가 일순간 어둠에 잠긴 가운데 광장 옆에 위치한 미국대사관 건물의 불빛도 같은 시각 꺼졌다.

이를 두고 지난달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이 촛불집회를 지지한 데 이어 미국이 현 정권과 선긋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소등만으로 미 대사관이 촛불시위에 공감한다고 볼 경우 자칫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합법적인 정부인 박근혜정부를 부정한다는 제스처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집회 다음 날인 4일 소등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빗발쳤지만 미 대사관 측은 묵묵부답이었다.

주말에 나와 근무하던 직원이 개인적으로 소등 행사에 동참했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 다만 불이 꺼진 오후 7시 정각에 누가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미 대사관 직원은 일반적으로 주말에는 출근하지 않지만 보안요원은 24시간 근무를 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5주째 이어진 박 대통령 하야 시위에 대해 “한국민의 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국민들이 밖으로 나가 목소리를 내는 건 당연하며 그런 게 바로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최순실 사태에 개입하지 않는다던 입장보다 적극적인 반응이었다.

최예슬 조성은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