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진을 친 야권이 ‘탄핵 페달’을 거세게 밟고 있다. 야3당은 4일 새누리당 비주류가 9일 탄핵안 표결에 동참하기로 한 것에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 ‘새누리당 전원 표결 동참’을 촉구했다. 주말 촛불 민심을 목격한 야권 지도부와 대권 주자들은 탄핵안 가결을 위한 5일간의 대국민 총력전에 나서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모든 새누리당 의원들이 탄핵에 동참해 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새누리당은 소속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국민의 뜻과 양심에 따라 탄핵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야권은 새누리당 비주류가 사실상 탄핵에 찬성했음에도 가결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취임 100일 기념 메시지를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총력전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전날엔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비박(비박근혜) 의원들을 회유하는 것은 헌정 질서에 정면 도전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새누리당 비주류 김세연, 이혜훈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의 방미 사실을 언급하며 “방미사절단이 9일 새벽 귀국하는데, 연기 혹은 취소를 바란다. 역사는 눈을 부릅뜨고 지켜본다”고 썼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광화문 집회 현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탄핵 외길뿐”이라고 했다.
야권 대선 주자들도 단일 대오를 유지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탄핵안이 부결되면 민심의 대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광주 촛불집회에서는 “전원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며 “5·18 민주화운동과 6월 항쟁에 이어 이제는 미완의 시민혁명을 완성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국민포럼 창립식에서 “이 혁명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힘을 모아 탄핵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은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박 대통령은 구속으로, 새누리당은 해산으로, 삼성 등 재벌은 해체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까지 했다.
야3당 지도부는 새누리당의 표결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당 차원의 압박을 이어갈 방침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5일 국회 본청에서 ‘100시간 팟캐스트’ 방송으로 여론전을 시작한다. 개별 의원들은 친분이 있는 새누리당 의원을 설득하기로 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탄핵안을 발의한 순간 돌아갈 다리를 불사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의 총력전은 ‘국회 책임론’을 피하고,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를 대비한 ‘명분 쌓기’ 성격도 있다. 탄핵 부결 이후 전면적인 장외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위기감도 크다. 야권 관계자는 “탄핵안이 부결되면 국회가 아닌 거리에서 정권 퇴진 운동에 앞장설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돌아갈 다리 불살랐다”… 野, 탄핵페달 가속도
입력 2016-12-04 18:00 수정 2016-12-04 21:51